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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A] |
미국 의회가 올해 연말까지 반드시 통과시켜야 하는 국방수권법(NDAA)에서 엔비디아의 반도체 대중(對中) 수출을 제한하는 조항을 제외하기로 3일(현지시간) 결정했다. 이는 해당 법안에 반대해온 엔비디아의 대규모 로비와, 엔비디아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노력의 결실로 평가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반도체 수출 문제를 논의했다며 친분을 과시했다.
젠슨 황(사진)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상원 금융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면서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첨단 AI 반도체 칩 수출 통제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여러 차례 강조했듯이 우리는 수출통제를 지지하며, 미국 기업이 최상의 제품을 가장 많이, 가장 먼저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반도체 업체가 중국 등 우려 국가(countries of concern)에 제품을 보내기 전 미국 내 수요를 우선 충족하도록 하는 내용의 ‘게인(GAIN) AI 법’을 ‘국방수권법’(NDAA)에 포함하는 데는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게인 AI 법은 AI 반도체 수출통제 정책보다 더 미국에 해롭다”며 NDAA에서 제외되는 것이 현명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은 해당 법안이 AI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국방수권법은 의회에서 올해 안에 통과시켜야 하는 법안으로, 의회 내 대중 강경파들은 여기에 게인AI 법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게인AI 법안은 엔비디아와 AMD 등 반도체 제조사들이 중국 등 무기 금수 조치 대상국에 AI 반도체를 판매하려면 미국 회사에 우선 공급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국방 법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이번 NDAA에서는 해당 법안이 빠졌다고 전했다. 이는 엔비디아가 벌여온 막대한 로비의 성과라 평가했다. 백악관도 게인 AI 법안을 반대하며 의회를 압박해왔다. 엔비디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정부와 친밀한 관계를 보이며, 수출 규제 등 여러 면에서 백악관의 지원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엔비디아의 최신 칩인 ‘블랙웰’보다 성능을 다소 낮춘 칩에 대해서는 중국 수출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날 황 CEO가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한 것도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해 백악관과 단결된 입장을 다지려는 행보로 보인다.
엔비디아로서는 한숨 돌렸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이 나온다. 의회에서 대안 법안을 검토중이다. 블룸버그는 대중국 AI칩 판매에 대한 기존 제한을 법제화하는 ‘안전하고 실현 가능한 수출법(SAFE Act)’이 의회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도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