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만난 손정의 회장 “첫째도 ASI, 둘째도 ASI, 셋째도 ASI 역량 집중”

李대통령 “상하수도 쓰듯이 인공지능 기본사회”
산업부-ARM ‘반도체·AI산업 강화’ MOU 체결
‘ARM 스쿨’ 최고 수준 설계인력 1400여명 양성
“한국의 약점은 에너지…규모 매우 작다” 지적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면담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인공지능(AI) 기본사회’를 주제로 의견을 교환했다. 산업통상부와 소프트뱅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 설계기업 ARM은 이날 이 대통령의 손 회장 접견을 계기로 반도체 설계인력 양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손 회장 접견에서 “인공지능 역량을 상수도 하수도처럼 모든 국민들, 모든 국가가 함께 누리는 초보적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을 거라 믿는다”며 “인공지능 기본사회 개념으로 대한민국 내에서 모든 국민, 모든 기업, 모든 집단이 인공지능을 최소한 기본적으로 활용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본지 11월17일자 1면 단독 참조>

이에 손 회장은 이 대통령에게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ASI(초인공지능)에 역량을 집중하라고 조언드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용범 정책실장은 “손 회장은 ASI가 사람보다 1만배 이상 뛰어난 초인공지능이고 앞으로 모든 국가와 기업들은 ASI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며 국민들에게 보편적 접근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손 회장은 ASI 구현을 위한 4가지 자원으로 에너지, 반도체, 데이터,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 실장은 “한국 상황을 고려할 때 ASI 구축을 위해 데이터 센터 증설이 필요하고, 그를 뒷받침할 에너지 확보에 힘써야 한다고 조언했다”면서 “반도체, 특히 메모리는 한국이 세계 최고 순위인데 ASI가 진행될수록 반도체의 중요성과 수요가 엄청나게 증가될 것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또 “교육은 투자대비 효용이 가장 높은 분야이며 AI 교육을 위한 이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날 접견엔 손 회장과 함께 르네 하스 ARM CEO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ARM은 소프트뱅크가 지분 90%를 보유한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Fabless)으로,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중앙처리장치(CPU) 설계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이날 접견을 계기로 산업부와 ARM은 한국의 반도체 AI산업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측은 앞으로 워킹그룹을 꾸려 가칭 ‘ARM 스쿨’ 설립을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ARM 스쿨은 ARM이 강점을 지닌 반도체 설계 특화 기관으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설계인력 약 1400여명을 양성한다는 구상이다.

김 실장은 “이는 한국 반도체 산업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팹리스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를 강화할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산업부는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 지정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광주과학기술원을 우선 후보로 검토 중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글로벌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해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AI 산업계 거물과 접촉해왔다. 이번 손 회장과 만남 또한 이러한 행보의 연장선상인 셈이다.

이 대통령과 손 회장은 글로벌 AI 시장 흐름과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 방안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 순방에서 손 회장이 투자하기로 한 ‘UAE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결정했는데, 이에 따른 로드맵 등 후속 논의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우리가 해야할 협력 과제로 중요한 것이 있다”며 “한일 간 협력 중 인공지능 분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손 회장이 가교 역할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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