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제산업 문제 인식 공유
일감 매칭 온라인 플랫폼 구축
시범사업 7000여장 성과
![]() |
| 서울 중구 신당동 서울패션허브에서 업계 종사자들이 실습을 하는 모습(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헤럴드 DB] |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서울시가 패션플랫폼 무신사와 손잡고 사양길에 접어든 봉제업체 지원에 나선다.
서울시와 무신사는 지난 5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무신사 본사에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협약을 통해 동대문 봉제업체는 안정적인 일감 확보와 판로를 확대할 수 있다”며 “무신사는 공급망 리드타임 단축, 해외 생산 대비 리스크 감소, 봉제업체의 신속한 피드백을 통한 품질관리 강화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양 기관은 협약을 통해 ▷ 무신사 플랫폼 입점 브랜드(1만여 개)와 서울 봉제업체 간 일감 연계 플랫폼 활성화 지원 ▷‘서울시×무신사 차세대 유망 K-패션 브랜드’(30개사) 공동 육성 ▷그 외 서울 패션봉제산업 전반에 대한 다양한 상생 협력 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최근 K-패션의 주요 매출 채널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빠르게 전환되며, 많은 신진 브랜드에서 브랜딩, 마케팅 역량 부족으로 성장 한계를 겪고 있다.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저임금 국가로 의류생산이 이전하면서 서울 봉제업체들은 일감 감소로 더욱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2023 봉제업체 실태조사(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서울 봉제업체의 86%가 4인 이하 영세 규모이며, 종사자의 80%가 50대 이상으로 고령화도 심각하다. 서울의 봉제산업 활성화와 ‘소상공업 발전방안(2023년·지역사회연구원)’에서는 봉제업체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정책으로 ‘일감 수주 지원’이 꼽혔다.
서울시와 무신사는 봉제업계 최대 애로사항인 ‘일감 부족’ 해소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디자이너봉제업체 간 연결을 효율화하기 위한 원스톱 일감 연계 시스템을 내년 상반기 중 구축한다.
그간 서울시는 ‘일감 연계 사업’을 운영하며, 서울 전역의 우수 샘플·패턴·봉제업체 1015개 데이터베이스(DB)를 취합해 디자이너봉제업체 간 연결 기반을 마련해 왔다. DB는 연내 서울패션허브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서울패션허브’는 동대문 거점 기반의 서울패션산업 종합 지원 플랫폼이다.
서울시는 디자이너 누구나 손쉽게 봉제업체 검색상담일감 의뢰 가능한 원스톱 일감연계 시스템을 상반기 중 구축한다. 무신사는 1만여 입점 브랜드를 대상으로 이를 홍보해 일감연계 플랫폼 확산을 이끌 예정이다.
사전 시범사업으로 무신사는 서울시에 무신사 자체 브랜드 일부 제품을 생산할 국내 생산업체 추천을 의뢰했다. 서울시는 역량있는 동대문 소재 봉제업체를 연계해 총 7개 품목 약 7000여 장 수주를 성공시켰다.
또 서울시와 무신사는 우수 디자인력 및 성장 잠재력을 갖춘 신진 브랜드 30개사를 내년 초에 공모로 선정할 예정이다. 양 기관은 생산→브랜딩→판매로 이어지는 브랜드 전 주기 성장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아울러 시는 내년부터 ‘찾아가는 의류제조 코디네이터’를 운영해 무신사 스튜디오(6개 지점) 입주 신진 브랜드 대상으로 국내 제조 상담을 지원한다. 디자인별 최적의 패턴·샘플 전문가 및 봉제업체를 지속적으로 연계할 계획이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국내 브랜드가 숙련된 제조 장인을 만나 고품질의 제품 생산을 이뤄낸다면 K-패션의 퀄리티가 한층 높아지고 산업에 대한 국내외 신뢰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무신사도 서울시와 힘을 합쳐 지역 내 패션 생태계의 활성화와 유망 브랜드 발굴을 통한 상생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태 서울시 경제실장은 “K-패션의 경쟁력은 디자이너의 창의성과 봉제 장인의 정교한 기술력이 결합될 때 완성된다”며 “지속가능한 패션 생태계가 공고해지고, 서울 패션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서울시는 일감 감소와 성장의 벽에 직면한 패션·봉제업계를 위해 실효성 있는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