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무료로 찾아드려요. 몇년 생이세요?”…이런 전화, 알고 보니

[네이버 카페 이용 화면 캡처]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최근 쿠팡과 SK텔레콤 등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마치 공공 서비스인듯 접근해 교묘한 수법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영업 행위가 횡행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4일 직장인 A씨는 ‘통합보험점검센터’ 상담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상담원은 “통합보험점검센터에서 미청구 보험금을 안내드리고 있습니다. 고객님이 청구하지 못한 미청구 보험금이 3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소멸되기 때문에 그전에 찾아드리고 있어요. 95년부터 61년생까지시면 무료 신청 가능하신데 고객님께서는 몇년도생이세요?”라고 물었다.

상담원은 이어 “31개 보험사가 협업해 무료로 미청구 보험금을 찾아주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출생연도와 이름, 거주지 등을 집요하게 물었다.

이에 A씨가 의심스러워 하며 주저하자 “보험료가 낭비되지 않도록 확인하면서 무료 점검도 함께해 드리겠다”고 재차 설득했다.

하지만 A씨가 인터넷에 ‘통합보험점검센터’를 검색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같은 전화를 받았다는 경험담이 주르륵 검색됐고, 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영업 전화이니 속지 말라는 경고가 담겨 있었다.

실제로 온라인에는 ‘통합보험점검센터’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경험담이 쏟아지고 있다.

네이버 카페 이용자 ‘럭키**’는 “통합보험점검센터에서 전화를 받았어요. 보험료도 줄일 수 있고 보장을 늘릴 수 있다고 하는데 믿을 만한 건가요?”라고, ‘드*’은 “그냥 점검해 주는 거라고 하던데 이상한 곳인가요?”라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 같은 질의에는 “보험 점검해 주면서 보험 가입시키는 거라고 들었습니다”(‘소리**’), “일종의 영업 목적을 가진 연락이라고 보면 된다”(‘늘*’) 등 댓글이 달려 있다.

보험업계와 금융당국 확인 결과, ‘통합보험점검센터’는 공공기관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3월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실손보험 여론조사’, ‘보험점검센터’, ‘보험환급지원센터’ 등이라고 밝히며 보험급을 환급해준다는 단체들은 실체가 없는 단체로 파악된다.

보험개발원은 “개발원은 어떠한 경우에도 전화로 일반인에게 개인정보를 요구하지 않으므로,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통합보험점검센터’ 등을 내세워 하는 영업은 이름·연락처 등 기본 정보를 수집해 보험사나 보험대리점에 넘기면, 이후 설계사가 전화·방문 상담으로 이어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센터 등을 사칭한 전화가 온다면 섣불리 개인정보를 말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