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엔비디아 칩 ‘중국행’에 안보 심사…대만→미국→중국 우회 수출

‘수출세’ 논란 해결에도 도움…전문가들, 공급망 복잡해져
“미 정부, 화웨이 AI 플랫폼 발전 고려해 H200 수출 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4월 백악관에서 미국 투자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중국 수출이 허용된 엔비디아의 H200 AI 칩이 미국에서 안보 심사를 거친 뒤에야 중국으로 선적될 것이라고 알려졌다. 대만 TSMC에서 생산되는 칩이 미국을 경유하게 되면서 공급망이 크게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 H200 칩이 중국으로 수출되기 전 미국에서 특별 안보 심사를 받도록 요구됐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TSMC 대만 공장에서 제조된 칩을 미국으로 먼저 들여온 뒤 다시 중국으로 보내는 경로를 택해야 한다.

이처럼 복잡한 공급망 체계를 거치는 것은 엔비디아 칩의 중국 수출이 양국 간 AI 패권 경쟁 등에서 국가 안보에 해가 된다는 압박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재 미 상원에는 향후 30개월 동안 상무부 장관이 첨단 칩을 중국 수출 허가를 거부하도록 하는 ‘안전하고 실현가능한 수출 반도체법’(SAFE법)이 초당적으로 발의되는 등 H200 칩의 중국 수출 허용에 대해 우려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엔비디아 칩이 미국을 거쳐 중국에 수출되면 매출의 25%를 정부가 받기로 한 데 따른 법적인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

반도체 회사가 대(對)중국 수출액의 일정 비율을 미국 정부에 납부하도록 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안에 대해 그간 수출 제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지적이 있어왔다.

하지만 엔비디아 칩이 대만에서 일단 미국에 들어올 때 관세나 수입세 등을 부과하고, 다시 이를 중국으로 수출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칩 자체에 대한 안보 검토가 실질적인 효과를 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했다고 WSJ는 전했다.

실제로 해당 칩이 어디로 흘러 들어가 어떻게 쓰이는지가 안보 문제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미 의회에서는 엔비디아의 AI 칩이 중국군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은 자체 안보 우려로 자국군에 미국 칩을 쓰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H200 칩의 수출을 허용한 것은 중국 화웨이가 이미 비슷한 성능을 갖춘 AI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어 안보 위험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화웨이의 최신 ‘어센드’ 칩을 기반으로 한 AI 플랫폼 ‘클라우드매트릭스384’가 엔비디아의 최신 아키텍처 ‘블랙웰’을 기반으로 한 NVL72와 유사한 성능을 갖췄음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또 화웨이가 내년에 어센드 칩을 수백만 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 것도 수출 허용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H200을 중국에 수출하더라도 미국은 18개월의 기술 격차를 유지할 수 있으며, 중국은 미국의 기술 생태계에 의존하게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상무부와 엔비디아는 이에 대한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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