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회, 반도체특별법 연내 처리 무산

與 핵심관계자 “여야 합의 법안 필버 처리 어려워”
11~14일, 21~24일 본회의 상정법안서 제외
산자위 관계자 “여야 합의 의미 퇴색”


10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이 이날 전체회의에서 통과됐다. [연합]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반도체특별법)의 연내 국회 본회의 통과가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민의힘이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의사 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를 예고하고 있고, 이로 인해 더불어민주당의 법안처리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영향이다. 주 52시간 근로시간 적용 등을 놓고 갈등하던 여야가 극적으로 반도체특별법의 합의안을 만들었으나, 결국 연내에는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게 된 것이다.

11일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연내 처리 법안에) 반도체특별법이 들어갈 수 없다”면서 “반도체특별법은 여야 합의 법안이기 때문에 필리버스터로 처리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 상정할 법안에서 반도체특별법이 제외된 것으로, 국민의힘이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로 대응하는 상황에서 법안을 올리지 않겠다는 취지다.

반도체특별법은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산업 클러스터 및 기반시설을 지원하는 법이다. 산업통상부 장관이 반도체클러스터를 지정하고 지방자치단체가 정략·용수·도로망 등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또한 클러스터 및 기반시설 조성에 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우선 선정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하고, 2036년 12월 31일까지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회계를 운영한다.

이와 관련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되고 각국 정부의 보조금 경쟁이 심해지면서 반도체특별법을 신속 처리해야 한다는 데는 여야가 공감을 이어왔다.

다만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반도체특별법은 지난 4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됐다. 패스트트랙 지정 180일 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90일 후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하도록 하는 국회법에 따라 처리 시점이 다가오자 여야는 극적으로 합의안을 도출했다. 주52시간제 예외 적용을 담지 않는 대신 ‘근로시간 특례 등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그 대안을 계속 논의한다’는 부대의견을 다는 방식이다.

이렇게 여야가 합의한 반도체특별법 대안이 전날 법사원에서 통과됐으나, 민주당은 반도체특별법을 12월 임시회에 부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지속 방침과 우원식 국회의장 해외 순방 등으로 처리할 법안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또다른 원내 관계자는 통화에서 “올해 일정 상 개혁법안을 우선처리해야 한다”며 “반도체특별법 논의는 해보겠지만 지금 처리가 시급하지 않은 법안이 없다”고 토로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핵심 관계자도 “국민의힘이 찬성하는 법안까지 필리버스터하겠다는 건 모순”이라며 “필리버스터에 막혀 여야가 8개월간 노력해 합의한 의미가 퇴색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열리는 본회의는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에 따라 14일까지 이어진다. 여야는 전날 확정되지 않은 판결문을 열람·복사할 수 있도록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가산금리 산정 시 소비자에게 비용을 전가할 수 없도록 하는 은행법 개정안, 대북 전단 살포를 제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을 상정하는 데 합의했다. 다음 본회의는 21~24일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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