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중국계 뛰어드나

인국공, 이번주 DF1~2 국제입찰 공고
임대료 갈등 속 사업권 반납에 재입찰
中 CDFG·태국 킹파워 등 도전 예고
운영능력 등 정성평가 1차 심사 중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면세점 모습 [뉴시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번 주 면세 사업자 입찰 공고를 낸다. 공항 내 주요 동선에 위치한 매출 핵심지로, 국내뿐 아니라 거대 자본을 갖춘 해외 글로벌 사업자도 출사표를 던질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번 주 DF1~2 구역의 향수·화장품·주류·담배 2개 사업권에 대한 국제입찰을 공고한다. 계약 기간은 기본 5년이다. 원한다면 1번 연장할 수 있어 사실상 10년 동안 영업이 가능하다.

국내에서는 롯데·신라·신세계·현대면세점이 모두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더해 글로벌 1위 면세사업자인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과 태국 킹파워 등 해외 사업자의 도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번 입찰의 주요 쟁점 중 하나는 임대료다. 지난 2023년 사업권을 따낸 신라면세점(DF1), 신세계면세점(DF2)이 공사와 ‘임대료 갈등’ 속에 사업권을 반납하면서 이뤄지는 재입찰이기도 하다.

당시 공사가 임대료 산정 기준으로 제시한 최저수용금액(여객 1인당 수수료)은 DF1 5346원, DF2 5617원이었다. 신라와 신세계는 이를 크게 웃도는 8987원, 9020원을 각각 써내면서 사업권을 가져갔다. 하지만 매출 부진으로 손실을 보자 임대료 인하를 요구했고, 법원 조정 신청까지 번졌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막대한 자본력을 지닌 해외 사업자들은 이번 입찰에서 높은 가격을 써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앞서 조정에 나섰던 법원이 ‘25~27% 인하’를 권고하면서 일종의 가이드라인이 마련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적정 임대료의 선이 정해지면서 과거처럼 무모한 가격 경쟁으로 흐르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업계는 임대료와 같은 정량평가보다 ‘정성평가’를 주시하고 있다. 정성평가에는 매출 등 재무상황과 운영 능력, 신뢰도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다. 해외 사업자에 비해 긴 업력, 협력사 관계 등 안정적인 운영 전략을 마련해 놓은 국내 업체가 강점을 가진 부분이기도 하다. 국내 업체들은 공사의 1차 심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정성평가를 중심으로 입찰 전략을 짜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가 이번 입찰을 주목하는 배경엔 팬데믹 이후에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시장 상황이 있다. 면세점은 최근 국내 패션·뷰티 업계의 성장과 맞물린 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 등 온·오프라인 채널 변화로 우위를 잃었다. 최근에는 고환율 악재를 맞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장의 환율 문제가 있더라도, 시내 면세점 등이 부진한 상황에서 공항은 매출 영향이 큰 매력적인 입지”라고 말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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