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현대차·LG·한화 등 주요그룹 총출동 ‘화학산업 얼라이언스’ 사상 첫 출범

민관 합동 ‘화학산업 R&D 얼라이언스’ 출범
협약 체결 및 정부 R&D 로드맵 발표 수순
삼전·현대차·LG엔솔 등 앵커기업 참여 전망
‘석화 얼라이언스’ 구상이 전체 산업으로 확장
정부·수요기업·공급사·연구기관 함께 협력

 

국내 석유화학공장 전경.[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국내 주요 그룹 핵심 기업들이 일제히 참여하는 ‘화학산업 얼라이언스’가 이달 공식 출범한다. 당초 정부 주도로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3개 분과 중심으로 마련되던 ‘석유화학 연구개발(R&D) 얼라이언스’의 범위를 대폭 확대, 화학소재가 투입되는 전 산업 분야를 아우르는 사상 첫 민·관 합동 협의체가 구축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산업통상부 주도로 산업계가 참여하는 ‘화학산업 R&D 얼라이언스’가 출범한다. 최근 석유화학 업황 부진 장기화로 구조개편이 이뤄지는 가운데 소재 공급망 불안과 차세대 기술 대응력 약화가 산업 전반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정부와 관련 기관들이 지원 범위를 ‘화학산업 전체’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격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화학산업의 지속 가능한 혁신과 협력의 구심점을 마련했단 설명이다. 얼라이언스 관계자는 “화학산업 지원 범위를 넓히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기존 석화 중심의 소규모 얼라이언스로 예상됐던 구성은 반도체·미래차·우주항공·전기통신까지 포괄하는 초대형 협업 체계로 격상됐다. 출범과 함께 화학산업 얼라이언스 협약식이 진행되며 ‘화학산업 R&D 로드맵’도 처음 공개될 것으로 전해진다.

반도체·미래차·방산 등 9개 분과로 운영

얼라이언스는 7대 주력산업 및 친환경·규제 대응 등 총 9개 분과로 운영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미래차, 우주항공·방산, 전기·통신, 첨단플랫폼고분자, 친환경(수소 포함), 규제 대응(조선 포함) 등 주요 주력산업의 전 밸류체인을 고려해 세분화된다. 각 분과는 산업별 ▷앵커기업(수요기업) ▷핵심기업(공급업체) ▷간사기관(전문 연구기관) 등으로 구성된다. 이는 화학산업의 밸류체인(원료-소재-응용-수요산업)을 고려한 체계란 설명이다.

특히 정부의 얼라이언스 구성안에 따르면, 분과별 앵커기업에는 삼성전자(반도체·첨단플랫폼고분자), LG디스플레이(디스플레이), 현대차(미래차·첨단플랫폼고분자), LG에너지솔루션(이차전지), 한화에어로스페이스·KAI(우주항공·방산), 대한전선(전기·통신), HD현대중공업·한국조선해양(조선·규제대응) 등이 참여할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공급업체로는 국내 화학기업 등이 함께 할 것으로 예상되며, 현재 관련 부처가 기업 섭외를 진행 중이다.

간사기관으로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 한국소재융합연구원, 고등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등 국가 주요 연구기관이 배치돼 산업계 수요 기반의 기술개발·표준화 작업을 지원한다. 여기에 한국화학산업협회, 한국플라스틱산업협동조합, 한국고분자소재연구조합, 한국바이오화학산업협회 등이 지원에 나서고, 지자체도 R&D 과제기획 및 정책지원에 참여할 예정이다.

정책 방향성 제시·민간 R&D 제안 등 주도 예정

화학산업 얼라이언스는 향후 수요 기반으로 과제기획, 정책 연계 등을 통해 민관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기술로드맵 수립과 관련한 의견을 취합하고 산업계 수요 기반의 정책 방향성을 제시할 전망이다. 아울러 정부 정책과 기술 동향 공유, 민간 주도형 R&D 제안 등으로 로드맵과의 정합성 확보와 민관 공동 대응력을 높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출발한 지원 논의가 결국 화학소재 기반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재정립하는 방향으로 확장된 점이 의미 있다”며 “화학산업과 관련해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연구기관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움직이는 대규모 협력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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