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동원해 사법권·입법권 장악 시도 판단
노상원 수첩·여인형 메모 계엄 모의 근거
“김건희 계엄 관여 확인안돼…당일 행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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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은석 특별검사가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으로 군을 통해 사법권을 장악하고, 비상입법기구로 입법권을 장악하려 했다고 판단했다. ‘노상원 수첩’에 ▷“차기 대선에 대비, 모든 좌파 세력 붕괴”라는 문장이 적힌 점, 비상계엄 선포 후 국회·정치개혁 방안으로 ▷민심관리 1년 정도 ▷헌법 개정(재선~3선) ▷국가안전관리법 제정, 권력구조 개헌 등 관련 선거구 조정·선거권 박탈·헌법과 법 개정 등이 거론된 것을 이유로 들었다. 또 국회 자금 차단과 국가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이 담긴 이른바 ‘최상목 지시문건’, 5개 언론사 단전단수·더불어민주당사 봉쇄 등이 담긴 ‘이상민·조지호·김봉식 지시문건’, 정치인 체포조·체포 명단 등이 담긴 ‘여인형 메모’ 등도 특검 판단의 근거가 됐다.
▶북한 무력 도발 유도 비상계엄 국면 조성은 실패=특검은 일련의 비상계엄 사태 가담자들이 비정상적 군사작전으로 북한의 무력 대응을 유발해 비상계엄 여건을 조성하려고 했지만 실패한 것으로 파악했다. 또 비상계엄 당시 국회 기능 정지를 명분으로 부정선거 조작을 목적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이 헌법적 책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비상계엄 준비 시기·목적 규명과 함께 헌법적 책무 위반 엄단을 이번 수사 의의로 꼽았다.
180일의 수사 기간 동안 특검은 이첩·인지·접수 사건을 합쳐 총 249건을 접수했고, 215건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군검찰과 협업해 기소한 사안을 포함해 총 27명을 재판에 넘겼다. 비상계엄 선포 당사자인 윤 전 대통령의 경우 지난 3월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특검 출범 당시 불구속 상태였는데, 특검은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해 수사 개시 약 3주 만에 신병을 확보한 후 7월 19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후 지난달 일반이적 등 혐의로, 지난 4일 위증 혐의로 각각 추가 기소했다.
특검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정부 관계자 8명,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관계자 9명,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 군 관계자 6명,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 등 정치인 3명도 각각 재판에 넘겼다. 특검은 조희대 대법원장과 윤 전 대통령 사건 1심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 등 사법부 관계자에 대한 고발 사건은 14일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특검의 미처리 사건 34건은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인계돼 수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34건에는 심우정 전 검찰총장에 대한 고발 사건, 군·경찰 등 상급자 명령에 따른 비(非) 고위직 중 추가 조사 후 결정이 필요한 사건 등이 포함돼 있다.
조은석 특별검사는 “윤 전 대통령은 신념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신을 거스르거나 반대하는 사람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비상계엄을 통해 제거하려 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라며 “군을 통해 무력으로 입법권과 사법권을 장악한 후 정치적 반대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점·유지할 목적으로 2024년 12월 전후의 정치상황을 국정마비로 내세워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 공소유지 체제로 전환, 낮은 영장 발부율은 오점=수사를 마친 특검은 공소유지 체제로 특검보, 파견 검사 등을 재구성하면서 인력을 재편한다. 파견기관 인력 부족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정 인력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제 현역 군인이 아닌 피고인들에 대한 민간 법원 이송 사건에 대해서도 인계 받아 공소유지를 담당할 예정이다.
내란특검은 여당인 민주당이 동시에 추진했던 이른바 3대 특검(내란특검, 김건희특검, 해병대원특검) 중 성과 면에서는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다. 다만 형사사건 통계 대비 낮은 구속영장 발부율 등으로 ‘무리한 수사가 진행되기도 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내란특검은 수사 기간 동안 불구속 상태 피의자에 대해 총 9건(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선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중 구속영장이 발부된 건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등 3명 뿐(발부율 33.3%)이고 나머지는 모두 기각됐다. 이미 구속된 상태에서 특검 출범 후 추가기소를 통해 구속영장을 다시 발부받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건을 포함해도 13건 청구 중 7건 발부에 불과하다.
한편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행적과 관련해 당시 보좌했던 행정관, 당시 방문했던 성형외과 의사 등을 모두 조사했으나 비상계엄에 김 여사가 관여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대용·양근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