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우라늄·핵잠·조선 등 논의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16일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공동 설명자료 ‘조인트 팩트시트’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 방문길에 오르며 “북한을 대화와 긴장 완화 과정에 견인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조인트 팩트시트가 만들어진지 한 달이 됐고, 그동안 우리 쪽에서 여러가지 TF도 결성하고 준비를 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간 국가안보실은 농축우라늄과 핵추진잠수함, 국방예산 등 3개 분야 TF를 만들어 미국과 실무협의를 준비해 왔다. 위 실장은 우선 마코 루비오 국가안보보좌관이 대화 파트너라는 점을 언급하며 “한반도 평화에 관한 협의”를 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한미·한미일 관계에 대해 많은 협의와 진전을 봤고 한중 간에도 관계 복원에 진전이 있었다”면서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해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과정에서 ‘피스메이커’ 역할론을 강조했던 점을 언급하며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 역할 조정을 어떻게 추진해 나가고 어떤 방안을 공조하는게 좋을지도 세부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방미를 계기로 북미, 남북대화 물꼬를 틀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우선 미국 측하고 협의를 해보고, 유엔과도 협의를 해볼 생각”이라고 답변했다.
위 실장의 이번 미국 방문은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 주도권을 놓고 이른바 ‘자주파’와 ‘동맹파’간 불협화음이 노출되는 시점에 이뤄져 더욱 주목된다.
통일부는 16일 열리는 한미 외교당국 중심의 대북정책 공조회의에 불참한다는 방침이다. 그 배경에는 남북관계를 둘러싼 정부 내 자주파(남북관계를 남북한 양자 주도)와 동맹파(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공조 아래 대북정책 추진)의 대립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위 실장과 조현 외교부 장관 등 전문 외교관 출신들이 대표적인 동맹파가 미국 당국자들을 만나 남북관계의 중요사안들에 대해 논의하는 사이 실질적으로 대북정책을 담당하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으로 대표되는 자주파는 배제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위 실장은 이날 “그런 우려는 듣고 있다”면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 정부가 원보이스로 대처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위 실장은 “우라늄 농축 재처리나 핵잠수함, 조선 등 아주 비중이 큰 사안들이고 여러 부처가 관련돼 있다”면서 “한미 양측 간 외교안보를 총괄하는 안보보좌관이나 안보실장 차원에서 대화를 함으로써 실무 선의 협의를 촉진하는 추동력을 줄 때”라고 강조했다. 서영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