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 돌입…AI 생존전략 논의

16~18일 사업부문별 내년 사업전략 수립
AI 활용한 업무혁신, 미래사업 전략 논의
반도체, HBM4·파운드리 고객 확대 초점
모바일·가전·TV, AI 고도화로 차별화 전략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10월 31일 삼성전자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창립 56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삼성전자가 연말 정기 인사와 조직 개편을 마무리하고 16일부터 내년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글로벌 전략회의에 돌입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주재로 2박 3일에 걸쳐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한다.

전날 밤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용 회장은 회의에 직접 참석하지 않고 추후 사업 전략을 보고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출장 기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리사 수 AMD CEO 등 주요 기업 경영진들과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국내외 임원급이 총 집결하는 자리다. 각 사업 부문 및 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내년 사업 목표와 영업 전략 등을 논의한다.

16~17일은 모바일·가전·TV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이, 18일에는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회의를 갖는다.

미·중 갈등 속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는 각 사업 부문별 대응 전략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정기 임원인사에서 AI·로봇·소프트웨어 인재를 대거 발탁하며 ‘AI 드리븐 컴퍼니’로의 전환을 강조한 만큼 AI를 활용한 업무 혁신과 미래사업 고도화 등을 위해 머리를 맞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의 부대행사에서 전시한 HBM4와 그래픽용 D램(GDDR7). [게티이미지]

DS부문의 경우 최근 실적 반등의 전기를 마련한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해 AI 메모리 반도체 전반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에 탑재될 HBM4 상용화가 핵심이다. 빅테크 기업들의 주문형 반도체(ASIC)에 공급할 ‘맞춤형(커스텀) HBM’ 대응도 주요 과제로 꼽힌다.

내년 미국 테일러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는 파운드리사업부의 경우 대만 TSMC와의 격차 축소를 위해 테슬라·애플에 이어 북미 고객사 추가 확보와 2나노 공정 양산 안정화가 핵심 의제로 꼽힌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자체 설계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을 이을 ‘엑시노스 2700’과 아이폰용 이미지센서, 차량용 프로세서 등의 개발 역량 강화에 논의를 집중할 전망이다.

모바일경험(MX)사업부는 내년 2월 공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 판매 전략과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갤럭시 AI 고도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가전·TV 사업부는 다음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에서 선보일 신제품을 점검하고, 중국과의 경쟁 심화 및 소비 둔화에 대응해 AI 기능을 탑재한 제품을 앞세워 차별화 전략을 수립할 전망이다.

앞서 전영현 부회장은 창립 56주년 기념사를 통해 “AI는 이미 산업의 경계를 허물어 세상을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며 “삼성전자 고유의 기술력과 AI 역량을 본격 융합해 고객들의 니즈와 관련 생태계를 혁신하는 ‘AI 드리븐 컴퍼니’로 도약하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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