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출발기금 도덕적해이 적발에 금융위 “고소득자 제외, 심사 강화”

감사원, 부정 채무 감면 등 적발에
새출발기금 운영방안 개선 계획 밝혀
가상자산 은닉 막기 위한 방안도 검토
“새도약기금과는 구조 다르다” 강조


[금융위원회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금융당국이 소상공인·자영업자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출발기금 지원대상에서 고소득자를 제외하도록 심사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가상자산 취득사실을 은닉하는 사해행위(재산 숨기기)를 막기 위해 가상자산사업자와 협력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금융위원회는 감사원의 지적사항을 반영해 새출발기금 운영 방안을 개선하겠다고 16일 밝혔다.

감사원은 전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정기감사 결과 새출발기금 운영 과정에서 대규모 부정 채무 감면이 적발됐다고 발표했다. 변제능력이 있는 1944명이 840억원의 빚을 감면받았으며 가상자산 보유, 증여, 비상장주식 보유 등으로 재산을 숨겼을 가능성이 있는 채무자가 385명으로 조사됐다. 특히 변제능력이 있음에도 원금을 감면받은 채무자 중 월 소득 1억원 이상의 고소득자도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금융위는 우선 실제 소득이 과도하게 많은 경우 등은 새출발기금 지원대상에서 제외되도록 지원대상 선정심사 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소득 및 자산 수준에 따라 원금 감면 수준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새출발기금은 순부채(부채-자산)를 기준으로 설계됐는데 소득 대비 부채, 자산 대비 부채 등 상대적인 부채를 보기 때문에 고소득자도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면서 “심사를 더 정교하게 설계해 이 부분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소득·자산 수준에 따른 원금감면율 등은 그간 새출발기금 운영 현황 등을 고려해 최대한 빨리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이르면 내년 초 새로운 심사 기준이 적용될 수 있도록 재정비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감사원이 주문한 재산 숨기기 행위 의심자에 대한 추가 조사와 그 결과에 따른 약정 해지 등 조치에도 나선다. 신 처장은 “기본 정신은 자산과 소득을 파악할 수 있으면 다 파악하겠다, 환수도 법률적으로 가능하면 다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현행 신용정보법 등에 따라 캠코가 새출발기금 신청자의 가상자산 내역 등을 확인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금융위는 부연했다. 이에 현행 법령 범위 내에서 가상자산 내역을 보다 면밀히 확인할 수 있도록 가상자산사업자와 연계해 새출발기금 신청자의 가상자산 보유여부를 확인하는 방안을 협의해 조속히 방안을 확정, 향후 재산 심사 시에는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신 처장은 “현재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발의해 놓은 상황”이라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캠코가 차주의 동의 없이 자산 조회를 할 수 있는데 여기에는 가상자산만이 아니라 비상장주식 보유 현황도 포함된다. 파악이 안 되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했다.

이날 금융위는 장기 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인 새도약기금과 새출발기금의 구조가 다르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새도약기금 운영 과정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다.

신 처장은 “새도약기금은 새출발기금과 달리 절대적인 부채 규모를 기준으로 하고 직접적으로 소득을 타깃팅해서 지원대상 여부를 결정한다”면서 “고소득자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고 중위소득 60~125%는 채무를 분할 상환하도록 조정하고 60% 이하만 소각, 즉 빚을 탕감해 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상자산 등 재산 숨기기 행위와 관련해 “가상자산 보유자의 도덕적 해이 등 새출발기금 운영 상황에 대한 반성을 토대로 새도약기금은 가상자산 보유 현황을 파악한 이후 소각하겠다”고 단언했다. 최근 1차 소각 조치의 경우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적 배려대상자를 위한 것으로 소득 수준과 상관 없이 일괄 소득하기로 한 만큼 가상자산 보유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고 신 처장은 강조했다.

신 처장은 그러면서 신용정보법 개정에 대한 국회의 협조를 촉구했다. 그는 “새도약기금의 엄정한 소득 심사를 위해 (개정안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고 의원들도 공감하고 있다”면서 “법안 심사 일정이 되면 우선 처리되는 법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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