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육아휴직자 ‘역대 최대’…아빠 사용률 첫 10% 넘어

전체 육아휴직 비중 엄마 70.8%·아빠 29.2%
엄마 출산 직후, 아빠 유치원 다닐 때 휴직多
“출생아 수 증가와 육아휴직 관련 정책 효과”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지난해 육아휴직자가 20만명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빠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처음으로 10%를 넘긴 반면, 엄마의 사용은 소폭 줄어들어 육아휴직이 ‘엄마 중심’에서 ‘부모 공동’으로 이동하는 변화도 포착됐다.

17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육아휴직 통계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자는 총 20만6226명으로 전년보다 8008명(4.0%) 증가했다.

수원시 한 초등학교 앞에서 방한 귀마개를 한 어린이들이 등교하고 있다. [연합]


이는 임신 중이거나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부모 가운데 지난해 새로 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만을 집계한 수치로, 2023년에 시작해 지난해까지 이어진 경우는 제외됐다.

육아휴직자는 2022년 20만2093명으로 처음 20만명대를 기록한 뒤, 저출생 영향 등으로 2023년에는 19만8218명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다시 20만명대를 회복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출생아 수 증가와 육아휴직 관련 정책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국가데이터처는 분석했다.

특히 아빠 육아휴직자는 6만117명으로 전년 대비 9302명(18.3%) 급증한 반면, 엄마는 14만6109명으로 1294명(0.9%) 줄었다.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엄마 비중은 70.8%, 아빠는 29.2%로, 여전히 엄마가 다수를 차지했지만 아빠의 비중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출생아 부모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34.7%로 전년보다 1.7%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육아휴직 대상자 가운데 실제로 육아휴직을 사용한 비율이다.

아빠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10.2%로 2.7%포인트 높아지며 처음 10%를 넘어섰다. 지난해 도입된 ‘6+6 부모 육아휴직제’의 영향으로 아빠의 육아휴직 사용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생후 18개월 이내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첫 6개월간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의 100%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반면 엄마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1.0%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72.2%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국가데이터처는 올해 처음으로 ‘출생 후 12개월 이내 육아휴직 사용률’ 통계를 작성했다. 기존에는 출생 연도 기준으로 해당 연도에 사용한 육아휴직만 집계했으나, 연말 출산과 출산휴가 기간 등을 고려해 12개월 기준으로 분석함으로써 초기 육아휴직 이용 실태를 보다 정밀하게 파악했다.

이에 따르면 2023년 출생아 부모의 12개월 이내 육아휴직 사용률은 43.7%로 전년보다 3.0%포인트 상승했다.

아빠의 12개월 이내 육아휴직 사용률은 2015년 1.1%에 불과했으나, 2021년 10.2%로 처음 10%대에 진입한 뒤 2022년 13.5%, 2023년에는 16.1%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엄마는 2015년 68.5%에서 2021년 80.9%로 80%대를 넘어섰고, 2022년 83.0%, 2023년 84.5%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아빠 육아휴직자는 엄마보다 상대적으로 연령이 높았다. 아빠는 35~39세가 38.7%로 가장 많았고, 40세 이상(32.9%), 30~34세(24.9%), 30세 미만(3.5%) 순이었다.

반면 엄마는 30~34세가 42.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35~39세(33.0%), 40세 이상(14.7%), 30세 미만(9.3%)이 뒤를 이었다.

기업체 규모별로는 대기업 소속 육아휴직자가 다수를 차지했다. 부모 모두 종사자 300명 이상 기업에 속한 비중은 아빠 67.9%, 엄마 57.7%로 가장 높았다.

육아휴직 사용 시점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엄마는 출산 직후, 아빠는 자녀가 유치원에 다니는 시기에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2015년에 출산해 지난해까지 한 자녀만 둔 부모를 분석한 결과, 엄마는 아이가 0세일 때(83.8%), 아빠는 6세일 때(18.0%) 육아휴직 사용 비율이 가장 높았다. 육아휴직을 두 차례 이상 사용한 비율은 아빠 10.5%, 엄마 21.2%였다.

지난해 출산휴가를 사용한 엄마는 8만348명으로 전년보다 6667명(9.0%) 늘었고, 배우자 출산휴가를 사용한 아빠는 1만8293명으로 2,122명(13.1%) 증가했다. 지난해 출산한 엄마 가운데 59.9%는 출산 당시 취업 상태였으며, 이는 출산 360일 전 취업률(67.2%)보다 7.3%포인트 낮은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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