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만 하면 학점 받는다…들끓는 고교학점제 절반의 완화 [세상&]

국교위 ‘최성보’ 현행 기준 완화 행정예고
교원단체 “최성보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
국교위 “국민 의견 살펴 완성도 높일 것”


8월 27일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고교학점제 폐지 촉구 양육자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논란 많던 고교학점제가 시행 1년을 맞는 내년 3월부터 개선된다. 국가교육위원회는 공통과목이 아닌 선택과목에 대해 출석률 기준만 맞추면 학점을 채울 수 있게 고교학점제 이수기준을 변경하는 행정예고를 했다. 다만 교원단체가 요구해 왔던 ‘최소 성취수준 보장제도’(최성보)의 완전 폐지는 담겨있지 않았다.

20일 국가교육위원회에 따르면 국교위는 전날 고교학점제 학점 이수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국가교육과정 수립·변경 행정예고안을 보고했다. 행정예고안의 새 학점 이수 기준은 ‘출석률, 학업성취율 중 하나 이상을 반영하되 교육활동 및 학습자 특성을 고려해 설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내년부터 선택과목 ‘출석률’만 충족하면 돼…공통과목만 최성보 적용


시행 6개월 만에 고교학점제 폐지 여론이 확산하는 등 현장 반발이 계속되자 국교위가 제도 개선에 나선 것이다. 이번 국교위 행정예고안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선택과목 학점 이수를 위해 출석률만 충족하면 된다. 이는 출석률과 학업성취율 모두를 충족해야 학점을 인정하는 현행 기준을 완화한 것이다. 다만 공통과목의 경우 여전히 출석률과 학업성취율을 모두 달성해야 학점 이수가 가능하다. 올해 기준은 과목별 ▷ 출석률 3분의 2 이상 ▷학업 성취율 40% 이상이었다.

올해 3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도입된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 듣는 제도다. 졸업하기 위해선 3년간 공통 이수 과목 48학점을 포함해 총 192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고교학점제 수업은 고1이 주로 듣는 공통국어·수학·영어, 한국사 등의 ‘공통과목’과 고2~3 학생이 주로 수강하는 ‘선택과목’ 수업으로 나뉜다.

문제는 ‘졸업하지 못하는 학생이 없게 하겠다’고 도입한 최성보 제도였다. 교육 현장의 현실에 걸맞지 않단 지적이 이어졌다. 일부 학교는 최성보를 피하기 위해 시험을 쉽게 내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했다. 또 학력이 떨어지는 학생에게 많은 에너지가 투입되어 현장 교사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호소도 끊이질 않았다. 현장 교원들은 고교학점제를 아예 폐지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 [연합]


교원단체 “가짜 책임교육 최성보 폐지 필요”…국교위 “완성도 높이겠다”


국교위가 개선안을 마련했음에도 현장과 교원단체의 반발은 여전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교사노동조합연맹 등 3개 교원단체는 이날 공동 권고안을 내고 현재 고교학점제 최소 성취 수준 보장 지도를 ‘가짜 책임교육’이라고 주장하며 최성보의 완전한 폐지를 요구했다.

이들은 “최성보는 학생의 실제 학습 성장보다는 이수 판정을 위한 형식적 요건 충족에 매달리게 하고 교사에게는 끝없는 서류와 행정 업무만 남긴다”고 지적했다.

국교위에서 역시 치열한 논쟁이 이어졌다. 손덕제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부회장은 “시간이 갈수록 현장 의견과 괴리감이 있는 것에 답답한 마음이 든다”며 “현장에서는 효능이 없다고 얘기하고 있다, 공통과목과 선택과목 모두 학업성취율 기준을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강은희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대구교육감)은 “좀 더 교육의 본질을 봐야 한다”며 “충분한 기초학력이 이뤄지지 않은 아이들을 놓쳤던 부분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 현장의 어려움을 최대한 지원할 수 있는 세부 지침을 마련할 수 있도록 이른 시일 안에 결정해야 할 시기”라고 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은 “행정예고 과정에서 수렴된 국민 의견을 충분히 살펴 교육과정의 완성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교학점제 학점 이수 기준 완화 내용은 20일간 행정예고 의견 수렴을 거친다. 내용이 최종 확정되면 내년 3월 1일부터 고교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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