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 ‘100만 시대’…규제 풀리면 폭발 성장”

서울시 ‘의료관광 파트너스 데이’ 토론회
사전·사후 원격진료, 예후 높여 신뢰 확보
중증환자 ‘패스트트랙’ 비자발급 간소화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외국인 환자를 진료하는 모습. [서울시 제공]


“의료관광의 성공은 방문 수 뿐만 아니라 치료 결과가 결정합니다. 그러려면 사전 준비와 사후 관리, 그리고 연속성이 있어야 합니다. 이 세 가지가 갖춰질 때 재방문이나 지인 추천으로 또 다른 외국인 환자가 찾아올 겁니다.”

K-컬처의 영향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 수가 매년 늘면서 한국 의료를 경험하기 위한 의료관광객 수도 매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100만명을 기록했고, 올해에는 이전에 비해 더 많은 외국인 환자가 의료관광을 위해 서울을 찾은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은 높은 의료 기술 수준과 잘 갖춰진 인프라 덕분에 글로벌 의료관광 중심 도시로 자리 잡고 있지만 일부 규제 때문에 발전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16일 서울 중구 보코 서울 명동 호텔에서 있었던 ‘2025 서울 의료관광 파트너스 데이’ 행사에서는 의료관광 제도 개선 토론회가 열렸다. 발제자로 나온 해당 분야 전문가들은 원격진료, 비자 패스트트랙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서울의 의료관광산업이 보다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실제 서울의 의료관광은 확연한 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방한 의료관광객 117만명 가운데 85%인 약 100만명이 서울을 찾았는데 이는 전년(47만명) 대비 2.1배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고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 수는 6만6500명에서 2022년 14만6300명으로 2배 넘게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무려 99만9642명이 서울을 방문 ‘100만 의료관광 시대’를 달성했다.

특히 서울은 전 세계적인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관광 매력도가 높아진 데다, 동남아시아·중동 등 신규 시장 발굴, 맞춤형 고품격 의료서비스 제공 등을 추진하고 있어 의료관광객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좋은 환경에도 의료관광 산업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이 토론회에서 제시됐다.

김신재 청담 우리들병원 국제환자센터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원격진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의료 비자 완화, 행정 절차 간소화, 공항-호텔 연계, 통역-코디네이터 교육 등도 중요하지만 결국 환자의 치료 결과가 좋지 않으면 다 의미가 없다”며 “현재 해외 환자 치료의 한계는 치료 전 외국에서 영상이나 소견을 전달받는데 대부분 정확한 게 아니어서 제한된 정보만을 갖고 환자를 봐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사와 환자의 신뢰가 구축되려면 ‘라포(친밀감)’가 형성돼야 하는데 해외에 있는 환자와 원격진료가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며 “서울에 와서 치료를 받고 돌아간 뒤에도 사후 관리가 돼야 하는데 현재는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코로나19 시기 허용됐던 원격진료가 미국, 캐나다, 프랑스,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는 코로나19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며 많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다시 원격진료를 막으면서 외국인 환자를 유입시킬 환경이 제한되고 있다고 했다.

김 센터장은 “외국인 환자 사전-사후 진료 특례 제도, 현지 의사-한국 의사-환자 3자 원격 협진 모델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서울에서 치료를 받으면 귀국 후에도 계속 관리를 받는구나’라는 신뢰가 구축돼야 의료관광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자 발급 간소화와 메디컬 비자 전용창구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강경아 제인DMC코리아 이사는 “외국인 환자가 한국에 오려면 온라인으로 비자를 발급받는데 이는 사전 인증서여서 다시 현지 한국대사관에 가서 별도로 비자를 신청해야 한다”며 “이렇게 두 단계를 거치는데 통상 30일 정도가 걸린다. 긴급 수술이 필요한 경우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외국의 경우 의료관광을 위한 비자 발급 기간이 나라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3~8일이라고 강 이사는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시가 급한 중증환자는 비자발급 간소화 창구 등을 마련해 빨리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비자 절차 간소화는 의료관광 경쟁력을 강화해 매출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정책 환경에서 효율적인 의료관광 산업 지원을 위해 ▷의료관광 활성화와 지원 조례 제정 ▷서울 의료관광 활성화 5개년 기본계획 수립 ▷서울시의회 의료관광특별위원회 구성 등 다양한 노력을 해오고 있다.

구종원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토론회에서 논의된 외국인 환자 비대면 진료와 중증환자 비자발급 간소화 등 제도 개선이 실현된다면 외국인 환자가 한국 의료 서비스를 보다 쉽게 효과적으로 접할 수 있게 돼 보다 많은 외국인 환자가 한국을 찾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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