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당국에 ‘구체적 책무구조도 가이드라인’ 요청

책무구조도 본격 시행 1년 앞두고
연합회 필두로 제도 개선 의견 모아
“운영 기준 모호, 평가 기준 불명확”


은행·금융지주 책무구조도 담당 임직원들이 지난 7월 한국금융연수원에서 책무구조도 운영과 내부통제 강화 연수를 듣고 있는 모습 [금융감독원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은행연합회가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책무구조도 제도 개선을 건의하는 의견서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년간의 책무구조도 운영 과정에서의 나타난 현장 애로사항을 고려해 가이드라인을 보다 명확하게 제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은 의견서를 검토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은 책무구조도 시행 1년을 앞두고 주요 은행으로부터 현장 애로와 개선 필요사항을 받고 이를 종합해 금융당국에 전달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가 내부통제·위험관리 책임을 임원별로 명확히 배분·문서화해 책임 회피를 막고 사고 시 특정·제재를 용이하게 하는 사전 예방 장치다. 지난해 7월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 1월 금융지주·은행을 중심으로 본격 시행됐다.

의견서에는 책무구조도 운영 기준의 모호함과 내부통제위원회의 점검·평가 기준 불명확성 등이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특히 책무구조도 운영과 관련해 금감원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세부 기준이 구체화돼 있지 않아 현장 활용에 있어 해석상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고 은행권은 토로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가이드라인이 포괄적이다 보니 유권해석의 영역이 클 수밖에 없고 현장 운영상 혼란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가이드라인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책무구조도의 작성·운영·점검을 감독하는 이사회 산하 내부통제위원회의 점검-평가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위원회의 주요 업무에 대한 수행 방식도 상세하지 않아 세부 절차와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나 운영 과정에 있어 미비점이 있다 보니 실무적으로는 애로가 큰 게 사실”이라며 “제도 안착까지는 지속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은행권 요청 사항에는 시행세칙 등 법률상 개정이 필요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어 금융위를 중심으로 살피게 될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이 책무구조도 운영실태를 지속 점검하고 있는 만큼 의견서 검토 결과를 반영해 해설서 등을 보완하는 방안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최근 금융지주·은행 40개사의 책무구조도 운영실태를 점검한 결과 금융회사 임원이 대표이사로부터 총괄 관리의무를 위임받아 이행하는 과정에서 ‘셀프점검’을 하게 되는 이해상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책무구조도 제도 시행에 따른 긍정적 변화가 관찰되나 업권·회사별로 편차가 있고 책무구조도 기반의 내부통제 체계 구축도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문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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