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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가 지난해 11월 19일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즈빌에서 SpaceX Starship 로켓의 여섯 번째 시험 비행 발사를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지난 8월 미국 텍사스주가 금융업 종사자 수 기준으로 뉴욕주를 추월하면서 미국 내 새로운 금융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뉴욕의 월스트리트(Wall Street)에 빗대 텍사스주의 ‘욜(Y’all·여러분이라는 미국 남부 사투리) 스트리트’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27일 국제금융센터와 미국 노동통계국(BLS)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텍사스주의 금융·보험업 종사자 수는 67만9000명으로, 뉴욕주(55만3000명)를 10만명 이상 웃돌았다. 보험, 부동산을 제외하고 은행업과 직접 연관된 금융업 종사자 수만 놓고 보면 텍사스는 지난해 51만9000명, 뉴욕은 50만7000명으로 격차가 확대되는 추세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의 텍사스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경우 지난해 기준 직원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은 뉴욕이 아닌 텍사스로 나타났다. 텍사스주에만 3만2000명이 근무해 뉴욕보다 3000명가량 많은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28년까지 댈러스에 5000명 이상이 근무하는 신규 캠퍼스를 설립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027년 3분기를 목표로 댈러스에 30층 규모 사무실을 건설 중이다. 웰스파고 역시 텍사스의 성장성과 교육 환경, 직업적 기회를 이유로 4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캠퍼스를 연내 개소할 예정이다. 찰스슈왑은 2021년 글로벌 본사를 샌프란시스코에서 텍사스 웨스트레이크로 이전했다.
텍사스가 금융사들의 중장기 거점으로 부상한 배경으로는 친기업적 정책 환경과 인구 구조, 비용 경쟁력이 꼽힌다. 텍사스는 개인 소득세가 없고, 기업에 대해서도 규제 완화와 조세 부담 경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연매출 247만 달러 이상 기업에 프랜차이즈세를 부과하긴 하지만 세율은 고작 총매출의 0.331~0.75% 수준이다. 여기에 지난 5월 소액 주주의 영향력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기업 경영을 위한 판 깔기에 나섰다.
친기업적 환경 덕분에 텍사스주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기업 수가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주로 꼽힌다. 포춘 500대 기업 수도 54개로 뉴욕주(53개)를 웃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텍사스 이전도 이어지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본사를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옮겼고, 스페이스X는 기업공개를 앞두고 텍사스 남부에 ‘스타베이스’라는 신도시 조성을 추진 중이다. 코인베이스 역시 지난해 11월 본사를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다.
인구 구조 역시 금융업 확장의 기반이 되고 있다. 텍사스는 1600만 명의 노동 인구와 148개 대학을 기반으로 한 인재 풀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160만 명 이상의 인구가 순유입됐다.
팬데믹 이후 텍사스의 투자은행 및 증권업계 고용은 27% 증가해 뉴욕(5%)을 크게 웃돌았다. 댈러스 지역 금융업 임금은 뉴욕보다 10~15% 낮고, 생활비는 맨해튼보다 약 55% 저렴해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 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한 조건으로 평가된다.
은행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텍사스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2025년 10월 기준 텍사스 내 은행 M&A 건수는 21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자산 규모 20억~100억 달러 수준의 중소은행 가운데 성과 상위 20위권에 텍사스 은행이 35%를 차지했고, 순이자마진과 대출 성장률은 전국 평균보다 높고 부실자산 비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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