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무산’ 한미FTA 공동위, 언제 열리나…통상본부 역량 시험대[세종백블]

‘韓 수석대표’ 통상본부장 “내년 초 정도 일정…디테일한 부분 건설적 논의”
일주일만에 일정 번복에도 구체적인 공식 설명 없어…쿠팡 청문회이전 무산 통보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7월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미국무역대표부(USTR)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통상당국이 한미 정상회담 공동 설명자료(JFS)에 명시된 농산물·디지털 등 비관세 분야 합의 내용을 다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면서 역량에 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한미무역협상 타결이후 처음으로 한미FTA 공동위는 지난 18일 열 계획이었으나 기약없이 미뤄진 상태다. 그러나 통상당국은 관련 구체적인 공식 설명없이 내년 초 정도로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는 기본적 입장만 밝히고 있다.

28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한미FTA 공동위는 연내 개최가 무산된 후 구체적인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 정부의 공동위 수석대표인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17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초 연내 하기로 했었지만, 디테일(세부적인) 부분에서 양측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 내년 초 정도로 일정을 논의하며 디테일한 부분에 대해 건설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통상교섭본부는 앞서 지난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획재정부, 외교부, 국무조정실 등 관계 부처가 참석한 ‘제52차 통상추진위원회’를 열고 연내 공동위 개최를 언급한 바 있다. 일주일만에 통상당국 최고 책임자가 구체적인 연내 무산에 대한 설명없이 일정을 번복한 셈이다.

이런 상황속에서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한국이 디지털 관련 규제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미국 측 불만 탓에 공동위가 내년 초로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18일자 기사에서 “미국 관료들이 규제 과잉이라고 평가하는 쿠팡의 국회 청문회 후에 회담이 취소됐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웨버샌드윅은 두 기사를 공유하면서 “한국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불거진 쿠팡 등 미국 상장 기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 압박과 데이터 관련 조사를 ‘규제 과잉’이자 부당한 대우로 간주”한 것이 이번 회의 취소의 주요 배경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한국에 대해 무역법 301조 조사 착수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강력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복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USTR가 지난 18일 공동위 무산 통보를 한 시점은 쿠팡의 청문회 일정 전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연내 공동위 무산 이유가 쿠팡과 연계되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구글 지도 등 디지털 분야가 현재 양국 비관세 장벽 논의에서 가장 핵심적인 사안인 것은 맞다.

한미 양국은 지난 공동 팩트시트에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과 정책에 있어서 미국 기업들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한다”고 했다. 이 문구에 대해 미국 측은 ‘온라인 플랫폼법을 도입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한국은 ‘차별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공동위는 2012년 한미 FTA 체결후 만들어진 기구로 통상교섭본부장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수석대표로 나서 FTA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개정이나 보완이 필요한 사안을 협의하는 최고위급 협의체다.

앞으로 열릴 공동위는 타결된 한미 무역협상을 근거로 비관세 개선 사항과 이행계획 등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이행계획이 합의돼야 제네릭(복제약) 의약품과 일부 천연자원 등 전략 품목에 대한 상호관세 면제가 가능하다. 미국은 자국 제약 산업 보호를 이유로 제네릭 의약품에 100% 관세를 예고했으나, 한미 무역협상에서 한국은 일본·EU와 동일하게 무관세 수출 원칙을 관철했다. 다만 ‘FTA 위원회 내 이행계획 합의 이후’라는 조건이 붙었다.

또 양국은 식품·농산물 교역, 온라인 플랫폼 규제, 지식재산권, 디지털 서비스 정책 등을 주요 협의 의제로 논의할 예정이었다. 공동설명자료에는 “한국은 식품 및 농산물 교역에 영향을 미치는 비관세 장벽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농·생명공학 제품의 규제 승인 절차 효율화, 미국산 원예작물 관련 전담 ‘US 데스크’ 설치, 미국산 육류·치즈 시장 접근 유지 등이 명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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