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TF “1000만~5000만원 결정”
가상자산거래소 피해금환급제도 개선
금융회사에 과실이 없어도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은 개인 고객에게 배상 책임을 지는 보상 한도가 1000만~5000만원 사이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금융권에선 날로 교묘해지는 보이스피싱 수법을 대비해 조직개편부터 인프라 구축까지 총력전에 나섰지만 금융권 배상 부담이 급격히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정 보이스피싱 테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지난 8월 추진한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 대책과 향후 입법 추진 과제들을 논의했다.
당정은 배상액의 상하한선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1000만원 이상에서 기준이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보이스피싱 TF 소속 의원들이 23일 발의한 개정안을 살펴보면, 보상 한도를 각각 ‘5000만원 이하의 시행령이 정한 금액(강준현 의원)’과 ‘1000만원 이상의 시행령이 정한 금액(조인철 의원)’으로 명시됐다.
조인철 의원은 당정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발의한 안은 1000만원 이상을 기준으로 세부 사항은 시행령에 위임하는 방식이고 강준현 의원안은 최대 5000만원 이하라서 그 사이에 결정될 것”이라며 “금융위와 어느 정도 논의한 상태로 발의한 내용이라 어려운 과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1500만~2000만원 선을 적정 수준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당국은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책임 제도가 도입되면 금융권의 예방 활동도 끌어올려 피해 사례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8월부터 관련 제도가 잇달아 정비되면서 실제 피해 사례도 감소하고 있다는 게 당국의 분석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연초 이후 매달 전년 동월을 웃돌던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10~11월 들어 각각 33%, 2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당정은 가상자산거래소에도 보이스피싱 방지 의무를 부여해 피해금 환급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가상자산이 주요 자금 탈취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아울러 범죄에 악용되는 대포통장 근절을 위해 법인계좌와 외국인계좌에 대한 관리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은행권은 조직 개편에서부터 AI 인프라 구축까지 가동할 수 있는 카드를 총동원해 대응 마련에 들어갔다. 시중은행은 전담 조직부터 신설했다. 최근 KB국민은행은 소비자보호그룹 산하에 금융사기예방Unit을 신설해 보이스피싱을 포함한 금융사기 대응을 전담하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은행을 넘어 카드·증권·보험 등 그룹 차원의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며 보이스피싱 대응 범위를 확대했다.
하나은행은 소비자리스크관리부를 소비자보호전략부로 확대 재편하고 보이스피싱 무과실 배상책임도 중점 추진사항으로 삼아 내부 정비에 들어갔다.
우리은행은 전담 부서인 금융사기예방부를 신설하고 경찰 등 외부 전문 인력 채용도 추진 중이다. 또 은행권은 AI 기반 이상거래 탐지를 고도화하고 자체 FDS(이상징후 검사시스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날로 교묘해지는 보이스피싱 수법에 피해 규모도 덩달아 증가하면서 금융권 배상 부담이 급격히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유혜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