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vs 새만금”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론에 與 내부 갈등 조짐 [이런 정치]

김성환 장관·與 전북 의원들 ‘이전론’ 촉발
용인 지역 국회의원 “논란 즉각 중단해야”
이상일 시장 “나라 명운 걸린 중대 프로젝트”


지난달 31일 전북 전주시 더불어민주당 전북특별자치도당 컨퍼런스룸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가 개최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최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이전 가능성을 언급하고, 호남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새만금 이전론’이 잇따라 나오는 것과 관련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가 지난달 31일 전북도당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안호영 위원장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새만금 이전에 당이 적극 관심을 가져달라”고 제안했다.

이번 현장 최고위원회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전북의 새로운 비전을 점검하고, 윤석열 정부에서 소외됐던 전북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한 당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마련됐다.

회의에 참석한 전북 지역 국회의원들은 일제히 “윤석열 정부 시절 전북은 상처와 소외의 시간을 보냈다”며 “이재명 정부가 제시하는 새로운 전북 비전에 대한 도민들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입을 모았다.

전북도당위원장인 윤준병 의원은 “전북의 산적한 현안들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민주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이날 회의에서 안 의원은 송전탑 갈등의 근본 해법으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지방 이전’을 제시하였다.

아울러 안 의원은 지난달 10일 이재명 대통령이 반도체 기업들에게 “이제는 남쪽 지방으로 눈길을 돌려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한 발언을 상기시키면서 “에너지 전환을 통한 균형발전에 민주당이 앞장서달라”고 강조했다.

전북 출신 평당원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박지원 최고위원도 “현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사업은 전력 공급 문제 등 심각한 결함을 안고 있다”며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라도 기존 정책을 과감히 바꾸고 지방으로 이전해야 한다”며 안 의원의 제안과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언주(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을 비롯한 용인지역 국회의원 네 명이 지난달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주장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반면 용인 지역 정치권은 이러한 논란에 적극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용인특례시 지역 국회의원 4인(이언주·이상식·손명수·부승찬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논란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 논란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번 논란과 관련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과 경제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공동입장을 밝혔다.

이상식 민주당 의원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이미 기업 투자와 국가 정책이 맞물려 실행 단계에 들어선 사업”이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불필요한 논란이 아니라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이전 가능성을 둘러싼 혼선을 더 이상 키워서는 안되며, 국가 전략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분명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언주 민주당 수석최고위원도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이미 착공에 들어가 국가가 예타 면제까지 결정한 국가 전략사업인데 최근 김성환 기후에너지부 장관의 발언으로 현실성 없는 ‘이전론’이 거론되며 지역과 산업계, 시장에 불필요한 혼란을 주고 있다”며 “산업을 뒷받침해야 할 장관이 국가 전략산업을 흔드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일이고, 더욱이 민간 기업에 불합리한 의사결정을 강요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이상일 용인특례시장도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등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은 문서의 계획이 아니라 나라의 명운이 걸린 중대 프로젝트”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일부 장관이 브레이크를 거는 것은 선거를 의식한 정치용 발언인가”라고 물으면서, 김동연 경기지사를 향해서도 “용인시민을 비롯한 경기도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데 왜 침묵하고 있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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