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재정·정치 변수 겹치며 불확실성↑
![]() |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로이터]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일본은행(BOJ)이 정책금리를 3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지만 엔화 약세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올해 본격화하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적극적 재정 기조가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이른바 ‘다카이치노믹스’가 엔화 약세 흐름을 진정시키고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달 31일 ‘다카이치노믹스’가 시장의 신뢰를 얻기까지는 세 가지 주요 난관을 넘어야 한다고 보도했다.
첫번째는 통화정책이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올해에도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실제 정책 행보를 두고 시장의 시선이 엇갈린다. BOJ은 연간 8차례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며, 다음 회의는 오는 22~23일 개최될 예정이다.
BOJ는 지난달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75%로 인상하며 30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엔달러 환율은 여전히 155엔을 웃돌고 있다. 다카이치 정권은 조기 추가 금리인상이 경기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 BOJ가 당분간 금리 인상에 나서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엔저가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
|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가 지난 19일 일본 도쿄에서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 |
닛케이는 “엔저에 제동을 걸지 못할 경우 정부와 BOJ의 외환시장 개입도 현실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도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에서 “외환시장에서 한 방향으로 급격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며 “과도한 변동에는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두번째 난관은 재정 규율을 둘러싼 논란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1월 중 재정 규율 관련 지표를 재검토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국가와 지방을 합친 기초재정수지(PB)를 단년도 기준으로 흑자화하는 목표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11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기초재정수지를 “단년도 기준이 아니라 수년 단위로 점검하는 방식”으로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기초재정수지를 대체할 새로운 재정 지표가 도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잔액 비율을 중시하고 있으며, 이 지표가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세번째 관문은 내년 여름까지 정권이 마련할 ‘경제재정운영과 개혁의 기본방침’이다. ‘호네부토(骨太·골태) 방침’이라고도 불리는 이 문서는 정권의 중요 정책과제와 예산편성 추진 과정에서 기본 골격 역할을 한다.
닛케이는 지난달 각의에서 확정된 2026회계연도 예산안에 이어, 골태방침에서도 적극적 재정 기조가 더욱 분명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최근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무책임한 국채 발행이나 감세를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지만, 자민당 내부에서는 과도한 재정 지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재정정책을 둘러싼 당내 이견이 심화될 경우, 정치적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다카이치 정권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납득할 수 있는 성장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다카이치노믹스’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