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명백한 확전”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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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 |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 거점 도시를 겨냥해 대규모 심야 공습을 감행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서 “밤사이 드론 242대와 에너지 시설·민간 기반시설을 노린 탄도미사일 13발, 중거리 탄도미사일 1발, 순항미사일 22발이 있었다”고 밝혔다.
키이우의 피해는 특히 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주거용 건물 20채가 파손됐고, 구급대원을 포함해 4명이 숨졌으며 수십 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AFP 통신은 부상자가 최소 25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연이은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곳곳에서 전력 공급이 끊기며 시민들은 영하 10도 아래의 혹한 속에서 난방 없이 밤을 보내야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확히 혹한이 몰아친 시점에 공격이 이뤄졌다”며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을 겨냥한 공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번 공습에서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을 사용해 르비우 일대 핵심 기반시설을 타격했다. 미사일은 시속 약 1만3000㎞로 비행해 우크라이나 방공망으로는 요격이 불가능했다.
해당 미사일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언급해온 극초음속 미사일 ‘오레시니크’로 추정된다.
‘개암나무’라는 뜻의 오레시니크는 핵탄두와 재래식 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다. 최대 사거리는 약 5000㎞에 달한다. 러시아 본토에서 유럽 전역은 물론 미국 서부까지도 사정권에 두는 무기다.
러시아는 2023년 11월 이 미사일을 우크라이나 공격에 처음 사용했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오레시니크를 러시아가 가진 정밀 장거리 무기들과 함께 대량으로 적에 사용할 경우 전략 (핵) 무기의 효과와 위력에 필적할 정도의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러시아가 폴란드 국경과 가까운 르비우를 겨냥한 것은 서방 동맹국을 향한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유럽연합(EU)은 즉각 반응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엑스에 “러시아는 외교가 아니라 더 많은 미사일과 파괴로 답하고 있다”며 “오레시니크 사용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명백한 확전이자 유럽과 미국을 향한 경고”라고 비판했다.
로이터 통신은 독일 정부 대변인이 “러시아가 확전을 계속하고 있다”며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말로 이를 규탄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습은 최근 미·러 간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는 국면에서 발생했다. 미국은 이달 초 러시아의 우방국인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축출에 나섰고 이후 대서양에서 베네수엘라와 연계된 러시아 국적 유조선을 나포했다.
러시아는 또 영국과 프랑스가 전쟁 종결 이후 우크라이나에 다국적군을 배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하며 서방과의 대치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