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1년’ 고교학점제 학업성취율은 제외하기로…현장선 “저성취 학생 배제하는 정책” [세상&]

션택 과목은 과목별 출석률만 적용
미이수자 학점 취득 지원책 마련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 업무 경감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교육부가 고교학점제의 선택 과목 학점 이수 기준을 과목별 출석률만 적용하는 등 제도를 개편한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에서 심의·의결된 학점 이수 기준 완화에 관한 교육과정 개정과 권고사항에 대한 후속 조치다.

학점 이수 기준 완화 등 개편안 발표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이 지난해 10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고교교육 특별위원회 위촉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교육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교학점제 안착 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교육부는 2026학년도부터 고교학점제의 학점 이수 기준을 완화한다. 기존에는 과목별로 출석률(3분의 2 이상 출석)과 학업성취율(40% 이상) 기준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했다.

개선안에서는 선택 과목의 학점 이수 기준에서 학업성취율을 제외하고 과목 출석률만 적용한다. 창의적 체험활동(창체)에 대해서는 학년별 전체 수업일수의 3분의 2 이상 출석한 경우 해당 학년에 편성된 창체 이수 학점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한다.

미이수 학생의 학점 취득 기회도 마련한다.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3분의 2 이상 출석하면 이수로 처리한다. 3월부터는 공통 과목 대상으로 먼저 운영하고 9월부터는 선택 과목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학생들이 다양한 선택 과목을 이수할 수 있도록 선택 과목의 개설 여건도 개선한다. 올해 온라인학교와 공동교육과정 거점학교 등에 정규 교원을 777명 추가 배치한다. 농산어촌소규모 학교 442곳에서도 다양한 과목을 개설할 수 있도록 강사 채용을 지원한다.

또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에 대한 현장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고1 공통 과목의 기초학력 지도는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와 연계해 운영한다. 이밖에 초·중·고 모든 학교급에서의 학습 결손 예방, 학생·학부모 이해 지원 확대,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한 관리 체계 확립 등 제도 개선에 나선다.

교원단체 “체계적 지원 먼저 이뤄져야”


13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국가교육위원회 앞에서 교사노동조합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소속회원들이 고교학점제 행정예고안 개선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현장에서는 고교학점제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국교위가 고교학점제 개정안을 의결한 뒤 교원단체들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누적된 학습 결손에 대한 체계적 지원 없이 이상적 기준만 적용하는 것은 현장의 혼란을 키운다는 지적이다.

교사노동조합연맹·전국교직원노동조합·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교원 3단체는 지난 16일 공동 입장문을 통해 “현행 방식은 저성취 학생에게 성장 기회가 아닌 낙인과 배제의 경험을 늘릴 뿐”이라며 “공통과목 이수 기준에 학업성취율을 반영하는 방안은 최소한 교육청의 실질적 지원 체계가 마련될 때까지 유예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최소 성취수준 보장지도를 시도교육청에 완전히 이관하지 않는 한 현장 교사의 업무 폭증과 평가 왜곡을 막기 어렵다”며 “학점 이수 기준은 우선 출석률 중심으로 설정하고 기초학력 문제는 다양한 교육활동과 학습자 특성을 고려한 별도 체계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학업성취율로 교사와 학생을 압박하는 행정은 고교교육 정상화 책임을 현장에 떠넘기는 것”이라며 “2025년 전면 시행으로 어려움을 겪은 학생들의 혼란을 줄이고 고교학점제 취지를 살리기 위해 국교위와 교육부가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고교학점제가 지난해부터 본격 시행된 만큼 제도가 안착할 때까지 지속적인 소통으로 입장 차를 좁혀나갈 것”이라며 “현장에서 불만이 나온다면 경청해 보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고교학점제는 기초 소양과 기본 학력을 바탕으로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고교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 정책”이라며 “이번 개선 과제는 학교 현장의 요구와 국가교육위원회의 권고 사항에 따라 제도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현장의 수용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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