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과 후 자조서 개정 ‘즉시’ 시행
사업자대출 우회로 어려워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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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부동산에 양도세 중과 관련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다음달부터 서울에 집을 살 땐 자금조달계획서에 코인 매각 대금도 기재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우회로 역할을 하던 사업자 대출 잔액도 정부에 알려야 한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한국부동산원은 이같은 자금조달계획서 개선을 반영하기 위한 시스템 정비를 위한 막바지 작업중이다. 시스템 정비작업이 마무리 되는대로 거래신고법 개정안은 국무회의 안건으로 오르고, 국무회의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별도 계도기간 없이 즉시 시행된다.
현재 전국에서 발생하는 부동산거래 신고, 검인, 전월세 확정일자 등 관련 모든 업무를 전자적으로 처리하고 이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국토부의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RTMS)에서 관리·운영한다. 국토부 부동산소비자보호기획단 등 정부는 이 시스템에 등록된 거래 정보를 가지고 불법자금 취득 여부를 검증하는 등 자금 조달 경로를 파악한다.
정부가 지난해 개정한 ‘거래신고법 시행규칙’을 시행하려면, 이 RTMS도 입력 정보를 더 늘리는 만큼 전적인 시스템 변화가 필요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한국부동산원에서 시스템 정비를 마치는대로 국무회의 안건으로 올라갈 것”이라며 “이전부터 예고된 만큼 개선된 제도는 즉시 시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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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
자금조달계획서는 주택을 매수할 때 취득 자금의 출처를 상세히 보고하는 서류로 국토부는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내 모든 주택과 6억원을 초과하는 주택 거래 시 이 서류를 제출받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전 지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선정됐기 때문에 사실상 서울에 집을 살 땐 자금조달계획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게 됐다.
지금까지 국토부는 자금조달계획서를 통해 ▷금융기관 예금액 ▷주식·채권 매각 대금 ▷증여·상속 ▷현금 ▷부동산 처분대금 등 ‘자기자금’과 ▷금융기관 대출액 ▷임대보증금 등 ‘차입금’을 세부 항목으로 분류해 주택 매입자의 자금 출처를 파악해 왔다.
하지만 최근 가격이 급등한 가상자산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규제에 잡히지 않는 사업자 대출을 통해 초고가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가 발생하자, 정부는 지난 9·7대책을 통해 자금조달계획서 양식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주택 매수자의 모든 자금 경로를 낱낱이 살펴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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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정된 자금조달계획서 양식.[국토부 제공] |
앞으로는 주식·채권 매각대금 항목에 ‘가상화폐’가 추가된다. 주식 및 채권 매각 대금과 가상자산 매각대금이 각각 얼마인지 꼼꼼하게 기재해야 한다.
금융기관 예금액은 해외예금을 국내로 송금한 경우 금융기관명과 금액을 적어야 한다. 증여 및 상속 금액도 지금까진 총 금액만 기재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증여 및 상속 금액과 신고 여부까지 함께 기재해야 한다.
부동산 처분대금의 경우 주택·토지, 임대보증금(취득주택 외), 기타 등으로 세분화된다. 외화로 주택을 매입했을 경우 금액과 외화 반입 신고 여부 등도 표기해야 한다.
대출금도 더 세분화된다. 기존에는 주담대·신용대출·사업자대출·해외 금융기관 대출·그 밖의 대출 등으로 더 상세히 구분될 예정이다. 각 대출 유형별 금융기관명도 적어야 한다. 회사지원금 및 사채 항목도 회사지원금과 사채로 나눠지고, 임대보증금도 적어야 한다.
특히 2금융권 사업자대출의 경우 그간 부동산 거래의 편법 대출 통로로 활용돼 온 만큼, 이번 자금조달계획서 개정을 통해 많은 이들이 원하는 만큼의 자금을 끌어오기가 더 어려워질 거란 예측이 나온다. 주담대로는 자금이 부족한 일부 매수자들은 그간 국세청에 사업자등록을 하고 개인사업자나 법인 사업체 명의로 추가 대출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제 사업자대출을 기입하는 항목이 신설돼 이와 같은 우회로를 쓰기가 까다로워졌다.
국토부와 국세청은 향후 개정된 자금조달계획서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매수자들의 자금을 정밀 검증할 방침이다. 허위·편법 조달 방지를 위해 정부 내 공조를 강화하고 ‘부동산감독원’에 준하는 기구가 출범을 준비 중이다.
한편 새로운 제도가 시행되며 공인중개사들도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는 “허위 기재나 금액 누락을 한다면 과태료 부과와 세무조사 대상이 되므로 반드시 금융 증빙자료와 일치하도록 작성해야 한다고 안내 중”이라며 “ 예금 잔액 증명서나 대출 승인서류 등 요건이 까다로워져 문의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