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친절…관세 훨씬 더 높을수 있다”
한국·유럽 등 보란듯 관세 고강도 압박
대법 판결 앞 관세 장점·성과능력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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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함께 29일(현지시간) 트럼프-케네디 센터에서 열리는 다큐멘터리 영화 ‘멜라니아’ 시사회에 참석하며 미소짓고 있다. [로이터]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국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 “지금보다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much steeper)고 경고했다. 또, 다른 나라를 ‘현금인출기’에 빗대면서 자신에 펜 한 번만 휘두르면 수십억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과 한국을 둘러싼 무역·투자 협상이 교착 국면을 보이는 가운데, 관세를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다시 분명해졌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내각회의에서 “사실 우리는 매우 친절했다”며 “관세는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회의 전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게시한 글에서 강조했던 내용이다. 그는 전날 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동결한 것을 비판하는 글을 게시하면서 관세 정책이 미국에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주고, 덕분에 불공정한 무역 질서가 바로잡히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그 과정에서 교역국에 대해 자신의 서명 한 번에 수십억달러의 관세를 내는 ‘현금인출기(cash machine)’라는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SNS에서 “관세로 인해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막대한 자금 덕분에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가장 낮은 금리를 내야 한다”며 “이들 대부분 국가는 저금리의 현금 인출기인데, 우아하고 견고하며 최상으로 여겨지는 이유는 오직 미국이 허용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이들에게 부과되는 관세는 우리에게 수십억 달러를 가져다준다”며 관세가 미국 경제에 이익이 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전 세계 국가들에 매우 친절하고 부드럽게 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단지 펜을 휘두르기만 해도 (관세로) 수십억 달러가 미국으로 더 들어올 것이며, 이들 국가는 미국에 업히지 않고 옛 방식으로 돈을 벌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 뒤 “비록 많은 국가가 그렇지 않지만, 나는 이들이 우리의 위대한 나라가 그들을 위해 해온 일에 모두 감사해했으면 한다”고 게시했다.
이는 관세를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교역국들에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 유럽은 최근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요구를 저지하면서 미국과 무역합의 승인 절차를 보류했다. 한국도 국회에서의 특별법 승인이 늦춰지면서 대미 투자 합의 이행이 지연되고 있다. 관세 위협으로 끌어낸 합의가 기대만큼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하에 압박 수위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도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독단적으로 부과해온 관세에 대해 연방대법원이 제동을 걸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이 소송에서 우리와 다투는 사람들은 중국 중심적”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소송은 관세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미국 중소기업들과 민주당 성향의 12개 주가 제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년간 우리에게 관세를 부과해 우리를 뜯어낸 나라들이 있다”며 “그들이 이 소송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관세가 미국에 “엄청난 힘과 국가 안보”를 가져다줬고 수천억달러의 관세 수입을 올리고 있다며 “우리는 그것을 돌려주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안팎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이 향후 유럽연합(EU)과 아시아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한 관세 협상에서 다시 한 번 강경 기조를 분명히 한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관세를 둘러싼 법적 공방과 주요국과의 협상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 전략이 다시 전면에 부상하고 있는 국면이다.
한편, 관세가 미국 경제를 튼튼하게 만들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월 미국의 무역 적자 규모는 568억달러(약 81조3000억원)로 한 달 전보다 276억달러(약 39조5000억원), 94.6%나 증가했다. 적자 폭은 지난해 7월(744억달러 적자)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컸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429억달러 적자)도 크게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관세로 인한 불확실성이 변동성을 키웠다는 분석을 내놨다. 도현정·서지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