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기계적 결정…환율 펀더멘털과 괴리”
재경부 “외환 시장 안정 협력 지속하겠다”
원화 강세 압력 작용에도 환율 영향 제한적
올해 환율 급등락 반복…계엄 직후보다 커
![]() |
|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있다. [AP] |
[헤럴드경제=김벼리·문혜현·김용훈 기자]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다시 지정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한국의 경제 체급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인식을 재차 드러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환율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한미 양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과도하게 높다는 인식을 드러내는 상황에서 앞으로 원화 가치 상승 압박은 커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환율 하락 가능성이 주목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가 이날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유지하면서 향후 원화 가치 하락에 대한 경계감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환율 관찰국 유지에는 원/달러 환율이 한국의 경제 상황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인식이 반영됐다. 최근 외환당국에서 여러차례 강조해온 것과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이번 유지 결정은 미 재무부의 평가 기준에 따라 다소 기계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재무부가 환율보고서에서 최근의 원화 약세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외환당국이 미 재무부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소통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재정경제부도 보도참고자료를 내 “이번 환율보고서에 2025년 하반기 원화의 추가 약세가 한국의 강한 경제 펀더멘털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미 재무부의 평가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원화가 일방향 약세로 과도하게 움직였다는 미 측의 상황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미 재무부는 한국 자본시장이 상당한 개방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외환시장 거래시간 확대와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외환시장 참여 허용 등 외환시장 제도 개선 노력이 외환시장의 회복력과 효율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정부투자기관 평가와 관련해선 “국민연금의 외화 매수가 해외투자 다변화 목적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국민연금과 한국은행 간 외환스왑이 2024년 4분기 원화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원화 약세 압력을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미국 재무부와 긴밀히 소통하며 외환시장에 대한 상호 이해와 신뢰를 확대하고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관찰대상국 재지정 자체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24년 11월부터 환율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관찰대상국 재지정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그것보다는 미국 재무부에서 펀더멘털에 비해 원화가 약세라는 평가내렸고, 청와대도 비슷한 얘기를 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원화가 강세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의 원/달러 환율 관련 구두개입 이후 환율이 크게 떨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조치는 미 재무부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환율 관찰국 지정 이슈가 새로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환율에)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최근 스콧 베선트 장관이 ‘원화 약세가 과도하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고, 그것이 이번 문서에서도 확인이 되는 만큼 미국 재무당국이 현재 환율 상황에 대해 불편해하고 있다는 인식이 시장이 반영되면 환율이 더 이상 높아지지 않는 정도로 영향을 미칠 순 있다”고 내다봤다.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 주간 종가보다 5.7원 오른 1432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1430원 초반 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관세 25% 인상 위협, 베선트 장관의 구두개입, 엔화 가치 급락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도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29일까지 주간 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의 평균 변동폭은 0.44%로 집계됐다. 이는 ‘비상계엄’ 직후였던 지난해 1월(0.41%)보다도 0.03%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이다.
29일(현지시각) 미국 재무부는 연방 의회에 ‘주요 교역 상대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를 보고하고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대만,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독일, 아일랜드, 스위스 등 10개국을 관찰 대상국 명단에 올렸다. 한국의 지정 사유는 대미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문제였다. ‘달러 순매수’ 규모에는 해당하지 않았다.
실제로 한국의 대미 상품·서비스 무역흑자는 520억달러, 경상수지 흑자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5.9%로 모두 기준을 웃돌았다. GDP 대비 달러 순매수는 -0.4%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