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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가 일을 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글로벌 증시가 9개월 넘게 뚜렷한 조정 없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하락 조정 가능성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시장 베테랑들은 주가 수준이 과도하게 높아진 상황에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나 정책 변수 같은 충격이 겹칠 경우, 상당한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CNBC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글로벌 시장 전문가들을 인용해 “증시 조정 위험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의 티모시 모 아시아·태평양 주식 전략 책임자는 “2025년 들어 특히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증시가 매우 좋은 성과를 거뒀고, 9개월 넘게 의미 있는 조정이 없었다”며 “역사적으로 볼 때 시장 조정이 나타날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의미에서 ‘시계가 째깍거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5~35년 동안 글로벌 증시는 보통 8~9개월마다 10% 안팎의 조정을 겪어 왔지만, 최근에는 그런 과정이 없었다”며 “지정학적 위험이 촉매가 될 경우 투자자들은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증시는 올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출발했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대형·중형주 2500여 종의 성과를 반영하는 MSCI 올컨트리월드지수는 올해 들어 2% 이상 상승했다. 이 지수는 지난해 20.6% 급등한 데 이어, 지난달 15일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슈왑 센터의 케빈 고든 거시 연구·전략 책임자는 “주가가 비싸지고 투자 심리가 과열될수록, 조정이 나타날 경우 하락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낙관론만으로는 시장이 흔들리기 어렵고, 반드시 부정적인 계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잠재적인 촉발 요인으로 지정학적 긴장 고조, 정책 변화, 기업 실적에 대한 실망 등을 꼽았다.
그동안 투자자들은 그린란드를 둘러싼 갈등 등 지정학적 이슈를 대체로 가볍게 넘겨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위협을 완화하자 증시가 곧바로 반등하면서, 시장에서는 ‘타코(TACO·Trump Always Chickens Out, 트럼프는 결국 물러선다)’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BCA리서치의 미로슬라브 아라드스키 부사장은 이런 분위기에 경고음을 울렸다. 그는 “‘TACO 트레이드’에는 역설이 있다”며 “시장이 정책 위협이 결국 철회될 것이라고 믿는 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더 불안정한 정책을 추진할 여지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 결과 다음 위기는 이전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적 측면에서도 증시가 경기 후반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프리덤 캐피털 마켓의 제이 우즈 수석 시장 전략가는 “기업 실적은 강하지만, 그것이 주가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며 “시장 주도권이 초대형 기술주로 지나치게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나스닥100 지수는 지난해 10월 이후 새로운 최고치를 만들지 못했고, 주요 지수 가운데 가장 먼저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고든 책임자는 인공지능(AI) 붐의 지속성도 주요 변수로 꼽았다. 그는 “대형 기술기업들이 쏟아붓고 있는 막대한 투자금이 계속해서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시장의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며 “시장 주도권이 이미 소형주와 경기 민감 업종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