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가 주도…조직화·지능화 심각
법 개정했지만 환급 못 받는 경우 많아
보험개발원 시스템 내 직접 확인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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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자동차보험 사기 적발액은 5704억원으로 전체 보험사기의 절반을 차지했다. 하지만 보험사기 피해자들은 사고 후 수년간 할증된 보험료를 부담하지만 본인이 피해자인 줄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그러던 어느 날 상진 씨는 뜻밖의 연락을 받았다. 상대 운전자가 보험사기범으로 검찰에 송치됐다는 것이다. 수사 결과 가해자 강 모 씨는 전국에서 동일 수법의 사고를 반복적으로 일으켰고, 보험금 편취액만 1억5000만원에 달했다. 결국 지난해 9월 상진 씨는 보험사로부터 부당하게 낸 보험료를 돌려받았다.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상진 씨처럼 보험사기를 당하고도 본인이 피해자인 줄 모르거나, 환급 방법을 몰라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8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으로 보험사의 알릴 의무가 강화됐지만, 이를 스팸으로 오인하는 등의 이유로 여전히 환급을 못 받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래서 필요한 게 보험개발원의 ‘자동차보험 과납보험료 통합조회시스템’이다. 클릭 몇 번으로 내가 보험료를 과납하고 있진 않은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24년 국내에서 적발된 보험사기 규모는 1조1502억원, 적발 인원은 10만8997명에 달한다. 이 중 자동차보험 사기가 전체의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같은 해 보험업계가 적발한 자동차보험 사기 금액은 5704억원으로, 전체 보험사기 적발액의 49.6%다. 금감원이 지난해 집중적으로 조사한 자동차 고의사고만 놓고 보면, 1738건의 사고에서 431명의 혐의자가 82억원을 속여 뺏었다. 전년(155명) 대비 적발 인원이 2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보험연구원은 실제 보험사기 규모가 이보다 훨씬 큰 8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보험사기로 인한 손실은 결국 선량한 보험 가입자들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실제 국민 1인당 부담하는 보험료 역시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보험 사기는 점점 조직화·지능화되고 있다. 금감원 집중 조사에 따르면 고의사고 혐의자 431명 중 20대가 245명(56.8%), 30대가 137명(31.7%)으로, 20·30대가 88.6%를 차지했다. 대부분 소득이 불안정한 남성들로, 93.5%가 친구·가족·직장동료 등과 사전에 고의사고를 공모했다.
주요 수법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진로변경 차량을 노린 고의 충돌(62.0%)이다. 차선을 변경하는 차량을 발견하고도 감속하지 않거나 오히려 속도를 높여 고의로 추돌한다. 상진 씨가 당한 게 바로 이 수법이다. 아울러 교차로 통행방법 위반 악용(11.9%)이다. 비보호 좌회전이나 회전교차로에서 통행방법을 지키지 않는 차량을 보고도 양보 없이 그대로 접촉한다. 마지막으로 후진 중인 차량에 고의 접촉(8.0%)이다. 주차장이나 골목길에서 후진하는 차량 뒤로 다가가 일부러 부딪힌다.
혐의자들은 차선이 복잡한 교차로(17.0%)나 시야가 어두운 야간(28.9%)을 골라 범행했다. 94.4%는 경찰 신고를 회피했고, 평균 3.8명이 함께 타 편취 금액을 키웠다. 이용 수단은 자가용이 994건(57.2%)으로 가장 많았고, 렌터카 338건(19.4%), 이륜차 291건(16.7%) 순이었다. 공모자 모집은 주로 텔레그램 등 SNS나 온라인 카페를 통해 이뤄졌다.
보험사기 피해자들은 이처럼 사고가 발생했을 때 과실 비율을 불리하게 받고, 이후 수년 동안 자동차보험료 등이 매년 할증된다.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자동차보험사기 할증보험료 환급 제도’가 2009년부터 운영되고 있으며, 지난 2024년 8월에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개정으로 보험사의 환급 절차가 법제화됐다. 보험사는 정보를 통지받은 날부터 15영업일 이내에 전화·문자·이메일 등으로 최소 4회 이상 알려야 하고, 피해자 동의 후 즉시 환급해야 한다.
민간 보험사들은 의심스러운 정황을 포착했을 때 보험조사 파트에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다. 이후 보험사기 확정 시, 판결문을 보험개발원 측으로 공유하고, 보험개발원에서 보험사별로 환급 리스트를 통보한다. 이후 보험사기로 인한 할증 요율 계산이 이뤄지고, 각 계약자에게 과납한 보험료가 환급되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모든 피해자가 환급받는 건 아니다. 연락처가 바뀐 경우 보험사가 통보를 못하거나, 피해자가 문자를 스팸으로 오인해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일부 보험사는 보험개발원 통보를 빠뜨리기도 한다. 이에 2024년 8~10월 금감원이 실시한 ‘장기 미환급 찾아주기 캠페인’에서만 1026명에게 2억7000만원이 환급되기도 했다. 환급 시스템이 2009년부터 운영되고 있지만, 여전히 시스템 안에서 놓친 피해자들이 수시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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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개발원 ‘과납보험료 통합조회시스템’을 이용하면 과거 보험사기 피해자 여부, 환급받을 돈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보험개발원 홈페이지 갈무리] |
그래서 필요한 게 ‘과납보험료 통합조회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2009년부터 운영됐고, 과거 사고 역시 전부 조회할 수 있다. 본인이 보험사기 피해자인지, 환급받을 돈이 있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사용법은 이렇다. 먼저 보험개발원 과납보험료 통합조회시스템 홈페이지 또는 금감원 파인(FINE) 포털에서 ‘잠자는 내 돈 찾기’ 항목에 접속한다. 그리고 휴대전화 인증 또는 공동인증서를 통해 로그인을 하면 ‘환급조회신청’ 화면에서 ‘보험사기 피해내역 조회’ 버튼을 누른다. 이후 본인이 보험사기 피해자로 등록돼 있는지, 환급할 수 있는 금액을 확인할 수 있으며, ‘환급 신청’ 버튼을 누르면 보험사가 계좌를 확인해 입금한다. 담당 설계사를 통해서도 피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보험료 환급만이 아니다. 보험사기 사고로 벌점이나 범칙금까지 받은 경우, 이것도 돌려받을 수 있다. 보험개발원 시스템에서 ‘보험사기 피해사실 확인서’를 발급받아 신분증과 함께 관할 경찰서(교통민원실)를 방문해서 신청하면 된다. 사고기록은 기간 제한 없이 삭제되고, 벌점은 사고 발생 3년 이내, 범칙금은 5년 이내 환급받을 수 있다.
동일 시스템에서 자동차보험 과납보험료, 보험사기 피해 할증보험료, 휴면 보험금(미청구 보험금)까지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다. 2023년 기준 자동차보험 휴면보험금만 약 11만건, 101억원 규모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만약 ▷과거 교통사고 후 보험료가 갑자기 올랐다거나 ▷렌카나 배달 오토바이와 접촉 사고를 낸 적이 있거나 ▷차선 변경·교차로·후진 중 사고였는데 과실이 컸다면 시스템을 통해 추후 조회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보험사 문자는 다 스팸이니까 무시해도 된다’는 표현은 흔히 오해하는 표현 중 하나다. 최근 보험사들은 사이트 주소(URL)가 없는 표준안내문으로 알린다. 의심되면 보험사 대표번호로 재확인하면 된다. ‘억울한 사고는 다 보험사기로 인정될 거야’도 마찬가지다. 법원 판결로 확정되어야 환급 대상이다.
무엇보다 연락처 변경, 문자 무시, 통보 누락 등으로 환급 못 받는 경우가 많아 본인이 의심되는 사례가 있다면 시스템을 통해 직접 확인하는 것이 확실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