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냐 매냐…워시 ‘가시밭길’ [워시 연준의장 지명 파장]

월가 지지·트럼프 면접 큰점수 등에 업고 등판
대차대조표 축소·인플레 2%·독립성 3대 과제
“과거는 매파지만 미래는 아니다” 전망 이어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17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명하면서 글로벌 자산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AP]

‘워시의 연준 리더십’이 눈 앞에 다가오면서 시장 불안 없이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고, 인플레이션을 2% 수준으로 낮추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을 지켜내야 하는 3대 과제를 어떻게 수행해 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 후보자로 지명된 데에는 월가의 전폭적인 지지에 ‘트럼프 맞춤형’ 답변으로 면접에서 큰 점수를 얻었던 점 등이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워시가 의회 인준을 통과하더라도 헤쳐나가기 어려운 3가지 핵심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시장 불안 없이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대폭 축소하고 ▷인플레이션을 연준 목표인 2% 수준으로 낮추며 ▷정치권의 간섭으로부터 연준의 독립성을 지켜내야 하는 것이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1일부로 양적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을 종료했다. 양적 긴축은 연준이 보유 중인 채권을 매각하거나 만기 후 재투자하지 않는 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식을 말한다.

문제는 시장에 미칠 충격이다. 대차대조표 축소가 재개되면 장기채 금리가 오를 수 있고, 이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인플레이션을 연준의 목표인 2%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도 힘든 과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소비자물가(CPI) 기준으로는 지난해 9월 3.0%까지 갔고, 11월 2.7%를 기록하는 등 2% 후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워시 후보자는 평소 연준이 지나치게 경제 데이터에 의존하며 후행적으로 판단한다며 이를 비판해왔다. 그가 리더십을 쥔 이상 현 체제에서 변화를 시도할 수도 있다. 그러나 WSJ은 “일각에선 워시의 주장이 내부 반발로 이어져 그를 다른 위원들과 대립하게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리인하를 ‘담보’로 낙점된 그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연준의 독립성을 지키기는 더욱 어려운 과제로 꼽힌다.

WSJ은 “경제 데이터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면 워시는 트럼프 요구를 거절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워시가 트럼프 대통령을 실망시킬 경우 파월 의장과 비슷한 방식으로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사교 모임 알팔파클럽의 비공개 연례 만찬 연설에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자가 금리를 내리지 않으면 소송을 하겠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후 기자들에게 “농담이었다”고 선을 그었지만, 파월을 강하게 압박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에 대해서만 독립성을 보장할 가능성은 낮다.

이에 대해 미국 투자자 네트워크 R360의 설립자이자 매니징 파트너인 찰리 가르시아는 마켓워치에 “워시의 매파(금리인상 선호) 경력은 진짜이지만 그의 매파적 미래는 진짜가 아니다”며 “관세 부담이 커지고 트럼프 대통령이 완화(금리인하)를 요구하면 워시는 이를 받아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ISI 이코노미스트 역시 “워시는 이념적 매파(통화 긴축 선호)라기보다 실용주의자에 가깝다”고 짚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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