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SP·한미반도체 등 테크 특화
AI·바이오·보안 투자처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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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가 새롭게 자금조달(펀딩)에 나선다. 반도체, 소프트웨어 등 테크 기업 기반의 트랙레코드를 강점으로 누적 운용자산(AUM) 2조원대에 도전한다는 포부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크레센도는 최근 4호 블라인드펀드(투자 목적이 정해지지 않은 펀드)의 자금조달에 나섰다. 목표 금액은 한화 약 1조 4000억원(10억 달러) 규모다. 이번 4호 블라인드 펀드 모집이 순항하면 누적 AUM은 2조원 중반대를 훌쩍 넘어 3조원을 바라보게 된다.
크레센도는 직전 빈티지에서 조단위 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2021년 3호 블라인드 펀드 1조 1000억원 규모로 펀드 결성을 마친 바 있다. 이보다 앞서 2012년과 2018년에는 각각 740억원(1호 블라인드), 4500억원(2호 블라인드) 조성 완료한 바 있다.
크레센도는 2012년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Peter Thiel)과 이기두 대표가 손잡고 국내에 결성한 PEF 운용사다. 기술 경쟁력이 있는 강소 기업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투자한 뒤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제고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글로벌 확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 및 기술을 발굴하고 해외 진출을 돕는 방식이다.
이 회사는 설립 초기부터 기술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투자 전략을 구축해 왔다. 소프트웨어, IT 솔루션, 반도체 장비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단순 재무적 투자에 그치기보다 경영 개선과 사업 확장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으로 정평이 났다.
이 때문에 기술 산업 이해도와 실행력을 겸비한 하우스란 평가가 나온다. 기술 기반 중견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춘 투자 전략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소프트웨어 산업의 제한적인 글로벌 확장성이라는 난제를 투자 포인트로 삼아 전문성을 입증했다.
크레센도는 PE 업계가 꺼리는 고난도 테크 기업 투자로 여러 차례 ‘대박’을 터트린 운용사로도 익히 알려졌다. 특히 벤처캐피탈(VC)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반도체 및 첨단 제조 기업 투자로 이름을 알렸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반도체 업종은 막대한 고정비와 글로벌 수급 변화에 따른 사이클이 특징이다.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가까운 업황 사이클 속에서 각 섹터별 1위 기업을 발굴해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투자 포트폴리오로는 HPSP, 한미반도체가 대표적이다.
HPSP의 전신은 풍산의 자회사 풍산마이크로텍의 장비사업팀이다. 2017년 지분 51%와 경영권을 약 100억원에 인수했고, 2022년 7월 코스닥에 상장시켰다. 현재 시가총액은 약 3조 5000억원이다. HPSP는 반도체 전공정에 필요한 고압수소어닐링(HPA) 장비 제조사다. 크레센도에 인수된 뒤 글로벌 파운드리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진출했고, 현재 열처리 장비 부문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알려졌다.
1호 투자처였던 한미반도체를 통해서는 약 3배의 수익을 달성했다. 투자금 회수(엑시트) 후에도 ‘장기 파트너십’을 구축해 공동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2017년 한미반도체에 약 400억원을 투자한 뒤 2배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엑시트했다. 2021년(HPSP)에 이어 2024년(라인넥스트) 등 크레센도의 투자에 동참해 반도체와 블록체인 등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함께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기업 투자로도 재미를 톡톡히 봤다.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의 고질적 한계인 ‘내수 의존성’을 극복하고 글로벌 플랫폼으로 도약시켰다. 우수한 기술력을 갖췄지만 글로벌 경험이 부족한 기업들을 인수해 해외 인재 영입과 전략적 M&A를 지원했다. 아이텍스트(iText) 인수가 대표적이다. 2018년 한컴의 자회사를 분할(카브아웃)한 뒤 2022년 글로벌 문서 처리 기술 기업인 PDFTron Systems(현 Apryse)에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수익률은 약 7.5배에 달한다.
크레센도는 3호 펀드에서 인공지능(AI), 바이오, 보안 등 영역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2022년 3월 스카이레이크와 손잡고 바이오 테크 기업 메디포스트를 1600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체코에 본사를 둔 음성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 포넥시아(Phonexia)의 지분 100%를 인수했다. 2021년 결성한 3호 블라인드 펀드의 소진율은 70%다. 운용사는 남은 미소진물량(드라이파우더)을 활용해 신규 투자를 마무리하고 포트폴리오 기업 밸류 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