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 생산 물량 국내 우선 공급
100일 내 제조…생산인프라 검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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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처드 해쳇 CEPI 대표(왼쪽)와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진행된 백신 제조시설 네트워크(VMFN) 파트너십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감염병 대응의 ‘컨트롤 타워’인 감염병혁신연합(CEPI)과 손을 잡고 동아시아 기업 최초로 글로벌 백신 생산 거점에 등극했다. 이번 협력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단순한 의약품 위탁생산(CDMO) 기업을 넘어, 전 세계 감염병 위기 시 100일 안에 백신을 공급하는 ‘글로벌 보건 안보’의 핵심 기지로 공인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기업 경영을 통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한다는 ‘사업보국(事業報國)’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실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EPI와 ‘백신 제조시설 네트워크(VMFN)’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전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진행된 체결식에는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와 리처드 해쳇 CEPI 대표 등이 참석했다.
▶‘우선 생산기업’ 지정…한국 우선 공급권 확보=이번 협약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EPI가 개발 지원 중인 백신의 ‘우선(preferred)’ 생산기업으로 지정된다. 특히 팬데믹 발병 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백신은 CEPI의 요청에 따라 국내 생산 물량에 한해 한국에 우선적으로 공급된다. 이는 유사시 해외 백신 수급에만 의존해야 했던 과거의 한계를 극복하고, 국내에서 생산된 백신을 적기에 확보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백신 보건망’을 구축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양측은 최대 2000만달러(약 288억원)의 초기 예산을 투입해 재조합 단백질 백신의 신속하고 확장 가능한 제조 공정을 공동 구축할 계획이다. 향후 팬데믹 발생 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EPI에 최대 5000만회 투여량의 백신을 제공하며, 10억회분의 완제의약품(DP)으로 전환 가능한 원료의약품(DS) 생산 역량도 지원하게 된다.
▶‘100일 미션’ 핵심 거점…기술 신뢰도 입증=CEPI는 공공, 민간, 자선 및 시민 단체 간의 혁신적인 파트너십(연합체)으로, 미래 신종 전염병의 창궐을 차단하기 위한 백신 개발을 위해 2017년 다보스포럼에서 출범했다. 한국을 포함한 30개국 이상의 정부기관과 다수의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이 참여해 미래 신종 감염병에 대비한 백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파트너십은 팬데믹 발생 시 100일 이내에 백신의 초기 승인과 대규모 제조를 완료하는 CEPI의 ‘100일 미션(100 Day Mission)’ 달성을 위해 체결됐다. 이를 위해서는 검증된 ‘엔드투엔드(End-to-End)’ 생산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포유류 세포 기반 생산 시스템을 통해 재조합 단백질 백신을 대량으로, 그리고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는 전 세계에 몇 안 되는 기업이다. 이번 협력을 통해 삼성의 공정 개발 및 제조 역량이 글로벌 표준을 넘어 ‘공공 보건 인프라’로서의 신뢰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협약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야생형(wild-type) H5 인플루엔자를 활용해 모의 감염병 대응 훈련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항원 개발에서 백신 제조 및 공급에 이르는 전 주기 공정 역량의 신속성과 안정성을 검증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향후 mRNA뿐만 아니라 다양한 플랫폼의 백신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백신 허브 도약…‘보건 안보’ 리더십 강화=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국내에서 백신 수급이 어려웠던 상황에서도, 2021년 정부 기관과 협력해 국내 최초로 모더나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코로나19 백신을 생산·출하하며 백신 주권 확보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완제 위탁생산(CMO) 계약 체결 후 불과 5개월 만에 백신 공급을 실현함으로써 코로나19 조기 극복과 한국의 백신 허브 도약을 뒷받침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백신 제조시설 네트워크 합류를 통해 아태지역 백신 생산 허브로 도약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향후 전 세계에 백신을 보다 신속하게 공급하는데 기여함으로써 글로벌 보건 안보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한층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보건 취약 계층에는 ‘희망의 사다리’를 제공하면서 대한민국은 ‘백신 주권’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CEPI와 협력을 토대로 팬데믹 발생 시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백신을 공급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고 한국의 백신 주권 강화를 위해서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처드 해쳇 CEPI CEO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조 역량은 글로벌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강화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의료 취약 지역에 대한 백신 공급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은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