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량’을 ‘돼지갈량’으로…식품업체 ‘주유’ 대표, 2000년 만에 복수[차이나픽]

[인공지능을 이용해 제작함]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중국 남부 광둥성의 한 식품업체 대표가 ‘삼국지’에 나오는 당대 최고의 전략가 제갈량(諸葛亮)의 이름을 본따 회사 이름을 돼지를 뜻하는 ‘저갈량(猪葛亮)’으로 지어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홍콩 성도일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광둥성 둥관시에 위치한 ‘저갈량(猪葛亮)식품유한회사’가 지난달 31일 제갈량의 후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로부터 역사적 인물의 명예를 훼손하고 대중을 오도했다는 혐의로 고발당했다.

보도에 따르면 ‘저갈량식품유한회사’의 대표 이름은 공교롭게도 저우위(周瑜·주유)였다. 주유는 삼국지에서 제갈량의 라이벌로 꼽힐 정도로 뛰어난 인물이었으나 삼국지연의 등 소설에선 제갈량을 뛰어넘지 못하고 열등감을 느껴 화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그려지기도 했다.

저우위 대표는 업체 이름의 ‘돼지 저(猪)’자와 제갈씨의 ‘제(諸)’자가 발음이 같아 모두 ‘주거량’으로 읽힌다는 것을 이용했다는 추측이다. 회사명을 뜻으로 풀이하면 ‘돼지갈량’이다.

제갈량의 후손은 성명을 통해 “‘돼지 저(猪)’와 ‘제(諸)’의 동음이의어를 이용해 ‘제갈량’을 상표 또는 회사명으로 등록하는 것은 역사적 인물을 악용하는 악의적인 마케팅 행위”라며 “제갈량의 후손과 그를 존경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제갈량’(猪葛亮)를 이용한 등록 상표 또는 기업이 약 200개에 달하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이런 말장난의 오용이 대중을 오도하고 역사적 인물의 이미지를 훼손하며 전통문화 계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상표청 및 관련 부서에 이 문제를 보고하고 당국이 등록 신청을 면밀히 검토해 이미 등록된 상표를 취소해 줄 것을 촉구했다.

현지 법조계에선 ‘저갈량’으로 등록된 상표를 취소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제갈량이 유명한 성인이므로 자연스럽게 ‘저갈량’이란 이름을 제갈량과 연관짓는다는 것이다. 또한 회사가 이 상표를 사용하는 것은 제갈량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행위고 후손들은 상표의 무효화를 청구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같은 명칭 사용이 가문의 사적 이익을 해치는 것을 넘어 제갈량이란 공공문화적 상징을 훼손하고 사회 분위기와 문화 유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봤다.

저우위 ‘저갈량’ 대표는 현지 매체에 “회사 이름은 자신이 독자적으로 구상해 만들었고 법규를 준수해 등록된 것”이라며 “장난이나 유행을 이용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저우 대표는 “설 연휴 이후 영업을 중단하고 관련 규정에 따라 등록 말소 절차를 밟을 것”이라면서 유감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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