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신고서 산을 오른다고?” 밀라노 동계올림픽, 메달 지도가 바뀐다[2026 동계올림픽]

산악스키 첫 채택·여자 라지힐·혼성 확대
유럽 산악국가·시스템 강국에 유리한 판 짜기

신설 종목인 산악스키 우승후보 ‘0순위’ 에밀리 해롭의 모습.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의 최대 관전 요소 중 하나는 ‘신설 종목’과 ‘확장된 이벤트’다. 산악스키의 올림픽 데뷔와 여자 스키점프 라지힐·혼성팀 이벤트 확대는 단순한 종목 추가를 넘어 기존 강국 구도와 메달 지형을 흔들 변수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는 겨울 스포츠의 판 자체가 달라지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대회에는 신설된 산악스키를 포함해 8개 종목, 16개 세부 종목에서 총 116개의 금메달이 걸렸다. 특히 ‘새 종목 도입’과 ‘혼성 확대’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재편된 모습이다.

가장 큰 변화는 산악스키(스키마운티니어링)의 올림픽 정식 종목 채택이다. 스키를 신고 산악 지형을 오르내리는 이 종목은 알프스와 피레네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해 온 대표적인 유럽 산악 스포츠다. 남녀 스프린트와 혼성 계주로 총 3개의 금메달이 걸렸으며, 짧은 경기 시간 속에서도 고도차와 장비 전환을 극복해야 해 체력·기술·판단력이 동시에 요구된다.

프랑스·이탈리아·스위스가 전통 강국으로 꼽히는 가운데 세계선수권과 월드컵을 석권한 프랑스의 에밀리 하롭은 ‘올림픽 역사상 첫 산악스키 금메달리스트’ 후보로 가장 먼저 거론된다. 남자부에서는 스위스와 이탈리아 선수들이 강력한 경쟁자로 평가된다.

설상 종목에서는 여자 스키점프 라지힐의 올림픽 정식 편입도 주목된다. 그동안 여자 선수들은 노멀힐에만 출전할 수 있었지만 이번 대회부터 라지힐 개인전과 혼성 단체전까지 무대가 넓어졌다. 최근 몇 시즌 동안 라지힐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둔 슬로베니아의 니카 프레우츠는 이번 대회에서 개인전과 혼성전 동시 메달 후보로 꼽힌다. 라지힐 도입은 특정 에이스보다는 선수층이 고르게 형성된 국가에 유리한 구조를 만든다는 평가다.

빙상 종목에서도 변화가 이어진다. 루지 여자 더블과 혼성팀 이벤트가 새롭게 추가되면서 메달 구조가 달라졌다. 기존에는 남자 더블 중심이었던 루지는 여자 더블 편입으로 저변 확대가 기대되고, 혼성팀 이벤트는 한 국가의 루지 시스템 전반을 평가받는 무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여전히 강세로 꼽히는 가운데 독일 루지 대표팀은 혼성팀 이벤트의 유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이 같은 혼성 확대 흐름은 루지뿐 아니라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스키점프 등 다른 설상 종목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남녀를 분리해 보던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 한 국가의 전체 선수층과 육성 시스템이 메달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종목 개편은 메달 지도를 직접적으로 바꾼다. 산악스키처럼 자연환경과 문화적 배경이 경기력으로 직결되는 종목이 추가되면서 이탈리아·프랑스·스위스·스페인 등 유럽 산악 국가들은 새로운 메달 창구를 확보했다. 반면 빙상과 구기 종목에 강점을 지녔던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은 한국시간 7일 오전 4시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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