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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 |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국내 증시 강세 속에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활용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확대되자 일부 증권사들은 대출 제한 등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시장에서는 과열 우려와 함께 유동성과 실적 흐름을 고려할 때 당장 조정 국면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0조786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9일 처음 30조원을 돌파한 이후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별로 살펴보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흐름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해 12월 11일 10조원을 넘어선 이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유가증권시장은 지난달 초까지 17조원대에 머물다가 12일 이후 급증해 이달 초 20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신용거래 증가가 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 종목에 집중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날 기준 대차거래 잔고 상위 두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각각 15조4648억원과 13조4286억원에 달했다. 대차거래는 투자자가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로, 공매도의 선행 지표로 여겨진다.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 강세와 정책 기대감 속에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신용거래 등 레버리지 활용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레버리지 투자 특성상 주가 하락 시 손실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의 목소리도 함께 제기된다. 신용거래융자는 주가 하락으로 담보비율이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질 경우 증권사가 보유 주식을 강제로 매도하는 반대매매(강제청산)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담보비율은 종목별로 다르지만 통상 140% 수준으로 설정된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자기자금 500만원에 신용으로 500만원을 더해 1000만원어치 주식을 매수한 뒤, 주가 하락으로 평가금액이 700만원 아래로 내려가면 반대매매 대상이 될 수 있다.
신용잔고가 급증하면서 일부 증권사들은 신규 대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급변동 장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신용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신용공여 한도 소진으로 증권담보융자 대출을 일시 중단했고, KB증권은 신용잔고 5억원 초과 고객의 신용 매수를 제한했다.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 중소형 증권사들은 대출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로 제한돼 있어서다.
신용잔고 급증과 증권사들의 레버리지 관리 강화 움직임을 두고 투자 심리가 과열 국면에 진입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풍부한 유동성과 기업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곧바로 조정의 시작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신용잔고, 금 프리미엄, 풋·콜옵션 비율 등이 과열권 진입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증시가 단지 과열됐다고 해서 곧바로 하락하는 것은 아니다”며 “하락장이 시작되기 위해서는 명확한 트리거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하락장의 주요 트리거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우려가 가장 주목된다”며 “시장이 세 차례 이상의 금리 인하를 반영하고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를 웃돌 경우에는 경계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