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첫 레이스에 톱10”…이나현, 34년 벽 넘고 500m로 간다[2026 동계올림픽]

한국 여자 1000m 최고 순위 새로 쓴 차세대 에이스
“완벽하진 않아도 의미 있었다” 메달은 주종목서

9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경기에서 이나현이 질주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스피드 스케이팅 차세대 에이스 이나현이 올림픽 데뷔 무대에서 한국 여자 1000m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나현은 10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 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여자 1000m에서 1분15초76으로 9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이 종목에서 올림픽 ‘톱10’에 든 것은 처음이다.

이로써 이나현은 1992년 알베르빌 대회에서 유선희가 기록한 11위를 넘어 34년 만에 한국 여자 1000m 올림픽 최고 순위를 경신했다. 첫 올림픽 레이스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경기 운영은 안정적이었다. 13조 아웃코스에서 출발한 그는 200m를 17초90으로 전체 9위에 통과했고, 600m 구간도 45초49로 상위 10위를 유지했다. 마지막 구간에서도 페이스가 크게 흔들리지 않으며 당당히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후 이나현은 담담했다. 그는 “완벽한 레이스는 아니었지만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운 것 같다”며 “열심히 준비하면 주 종목인 500m에서 메달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이번 레이스에서 페이스 조절과 코스 대응에서 노련함을 보여 ‘올림픽 초보’라는 수식어를 무색하게 하며 “운이 좋으면 7위까지도 가능하다고 봤다”는 솔직한 속내도 덧붙였다.

9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스피드스케이팅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이나현의 경기 모습. [연합]

함께 출전한 김민선은 1분16초24로 18위에 올랐다. 11조에서 2022 베이징 대회 여자 500m 금메달리스트 에린 잭슨과 함께 달린 김민선은 600m까지 상위권을 유지했으나 막판 체력 저하로 순위가 내려갔다. 두 선수는 16일 주 종목인 여자 500m에서 다시 메달에 도전한다.

이날 레이스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기록 경쟁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우승은 1분12초31의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네덜란드의 유타 레이르담이 차지했다. 앞서 은메달을 차지한 펨케 콕이 1분12초59로 기록을 세웠지만, 레이르담이 곧바로 이를 갈아치웠다. 동메달은 일본의 다카기 미호에게 돌아갔다.

이나현은 세계 최정상급 레이스에서 받은 자극을 숨기지 않았다. “레이르담과 콕의 레이스를 보며 많이 배웠다.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시상대에 서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커졌다”고 했다. 그는 선수촌으로 돌아가 영상을 분석하며 500m 전략을 세울 계획이다. 첫 올림픽에서 기록과 내용 모두를 챙긴 이나현의 시선은 이미 다음 레이스를 향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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