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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 이탈리아 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딴 아리아나 폰타나의 모습. [게티이미지] |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토리노의 15세 소녀가 20년 뒤 밀라노에서 다시 금빛 질주를 완성했다. 이탈리아 쇼트트랙의 ‘살아있는 전설’ 아리아나 폰타나가 홈 관중 앞에서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폰타나는 10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혼성 2000m 계주에서 이탈리아 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인 통산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이자 12번째 메달이다.
이로써 그는 동계 올림픽 6회 연속 메달을 차지한 최초의 여성 선수가 됐고 쇼트트랙 종목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도 다시 늘렸다. 종전 8개를 기록한 아폴로 안톤 오노와 안현수와의 격차도 더욱 벌어졌다.
폰타나의 올림픽 여정은 2006 토리노 동계 올림픽에서 시작됐다. 당시 15세에 여자 3000m 계주 동메달을 따내며 이탈리아 최연소 동계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2010 밴쿠버 동계 올림픽 ▷2014 소치 동계 올림픽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까지 단 한 번도 빈손으로 돌아간 적이 없다. 그리고 고국에서 열린 이번 밀라노 대회에서 다시 금메달을 보태며 20년 서사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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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이스를 진행하는 폰타나의 모습. [게티이미지] |
경기 후 폰타나는 “20년 전 토리노가 내게 스케이팅 세계로 들어가는 환영 파티였다면, 올해 밀라노는 귀향 파티 같다”며 “여기는 우리의 홈이고 우리는 임무를 띠고 왔다. 결과로 증명했다”고 홈 팬들 앞에서의 우승 의미를 강조했다.
15세의 자신이 지금을 본다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는 “아직도 여기 있다는 걸 믿지 못할 것”이라며 “아마 ‘왜 아직도 스케이트를 타고 있어?’라고 묻겠지만, 분명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웃었다.
폰타나의 메달 행진은 아직 끝이 아니다. 그는 13일 여자 500m에 나선다. 500m는 평창과 베이징에서 모두 우승한 종목이다. 메달을 하나 더 추가하면 이탈리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올림픽 선수인 에도아르도 만지아로티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36세의 선수가 20년 동안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는 일은 드물다. 폰타나는 고강도 웨이트 트레이닝과 스프린트 훈련, 설탕과 유제품을 배제한 식단 관리가 비결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20살 때처럼 훈련할 수는 없지만, 나는 고집이 세다”며 “밀라노가 마지막이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내 안에 불꽃이 살아 있는 한 한계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느끼는 동안은 계속 얼음 위에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