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노리고 아내 살해” 무기수, 옥중 사망했는데… 재심서 ‘무죄’, 왜?

11일 오후 전남 해남군 해남읍 광주지법 해남지원 법정 앞에서 보험금을 노려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았던 고(故) 장동오 씨의 유족이 재심 무죄 선고에 따른 축하 꽃다발을 받고 있다. 광주지법 해남지원은 이날 재심 사건 선고 공판에서 ‘진도 저수지 살인사건’ 피고인 장씨에게 핵심 증거의 위법 수집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보험금을 노려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남편에게 옥중 사망 후 열린 재심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졌다. 법원은 핵심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고, 검찰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고의 사고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 남편은 “억울하다”고 항변했었다.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1부(김성흠 지원장)는 11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고(故) 장모 씨에 대한 재심에서 ‘공소사실 증명 없음’에 따른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무기징역형의 근거가 된 핵심 증거들이 영장 없이 수집되는 등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장씨는 2003년 7월9일 전남 진도군 의신면 한 교차로에서 화물차를 명금저수지(현 송정저수지)로 추락시킨 뒤 홀로 빠져나와 조수석에 탄 아내(당시 45세)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2005년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초기 수사에서 경찰은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장씨를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그가 8억 8000만원의 보험금 때문에 고의 사고를 냈다고 판단해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이에 대해 장씨는 검경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일관되게 졸음운전에 의한 사고였고, 일부 보험은 아내가 직접 지인과 상담해 가입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하지만 재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고의에 의한 교통사고라고 보기 어렵다”며 “피해자가 다수의 보험에 가입한 사정으로도 공소사실 증명이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번 재심은 2017년 억울함을 호소하던 장씨 가족의 부탁을 받은 충남지역 경찰관과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가 사건을 다시 알아보면서 시작됐다.

장씨는 2024년 1월 대법원의 재심 결정 이후 같은 해 4월 형집행정지가 내려진 당일 무기수 복역 중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사망 당시 장씨는 66세였다.

피고인이 숨지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는 일반적인 사례와 달리 이 사건 재심은 장씨의 사망 후 ‘궐석 재판’으로 진행됐다.

검찰이 이날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면, 사건은 항소심에서 다시 다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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