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 의회예산국(CBO)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이민 정책 등의 영향으로 향후 10년간 미국 연방 재정적자가 1조4000억달러 추가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공공부채가 급증하면서 미국 재정이 다시 한 번 “지속 불가능한 경로”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CBO는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최신 재정 전망 보고서에서 2035년까지의 누적 재정적자 전망치를 올해 1월 추정치보다 6% 상향 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감세 법안과 이민 단속 강화 정책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서명한 ‘2025년 세법(One Big Beautiful Bill Act)’은 2026~2035년 동안 4조7000억달러의 추가 적자를 유발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법은 2017년 감세 조치를 연장하고 새로운 세제 혜택을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 이민 단속 강화에 따른 재정 부담도 약 5000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관세 인상에 따른 세수 증가는 10년간 약 3조달러의 적자 감소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CBO는 이러한 추정이 현재의 무역 정책이 향후 10년간 유지된다는 전제에 따른 것이라며, 정책 변화에 따라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간 재정적자는 올해 1조9000억달러에서 2036년 3조1000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 부채는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101% 수준에서 2030년 108%로 상승해,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의 기존 최고치(106%)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2036년에는 부채비율이 120%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필립 스와겔 CBO 국장은 “우리의 예산 전망은 미국의 재정 궤도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적자 확대의 또 다른 요인은 이자 비용 증가다. 순이자 지출은 2026년 1조달러에서 2036년 2조1000억달러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국가채무 규모 확대와 평균 금리 상승이 배경이다.
재정적자 비율 역시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CBO는 2026년 재정적자가 GDP 대비 5.8%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트럼프 취임 전 전망치(5.5%)보다 높은 수준이다. 적자 비율은 2028년 6%, 2036년 6.7%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50년 평균(3.8%)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보고서는 2026~2036년 매년 적자 비율이 5.6%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적자가 이처럼 높은 수준을 5년 이상 지속한 사례는 최소 1930년 이후 없었다고 CBO는 지적했다.
이 같은 전망은 금융시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국채 시장 규모는 2008년의 5배 수준으로 확대됐으며, 대규모 국채 발행이 수요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10년 만기 미 국채 입찰에서 수요가 부진하게 나타나며 수익률이 상승하기도 했다.
TD증권의 게나디 골드버그는 “미국의 재정 궤도는 장기적으로 조정이 필요하다”며 “CBO의 추정은 미국 재정 상황이 지속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초당적정책센터의 조너선 버크스 역시 “미국의 재정 건전성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책임있는연방예산위원회의 마야 맥기니스 회장은 “GDP 대비 부채가 100% 수준에서 계속 증가한다면, 다음 위기를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부채비율로 맞게 될 것”이라며 위기 대응 여력 약화를 우려했다.
한편 CBO는 경제성장률이 2026년 2.2%로 반등한 뒤 2027~2028년 1.8%로 둔화하고, 이후 2036년까지 평균 1.8%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목표로 제시한 3% 성장률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CBO는 이번 추정이 불확실성이 높은 정책 환경을 반영한 것이라며, 특히 관세 정책의 향방에 따라 재정 전망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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