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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 스님이 사랑한 생활/백형찬 지음/파람북 |
▶법정 스님이 사랑한 생활(백형찬 지음, 파람북)=법정 스님이 세상을 떠난 지 16년이 지난 지금, 나날이 복잡해지고 강퍅한 세상에서 평생 무소유를 실천해 온 법정 스님의 가르침이 더욱 그립다. 30여년간 법정 스님과 인연을 맺은 수필가 백형찬은 법정 스님이 일상에서 만났던 깨달음의 순간을 통해 그의 삶과 가르침을 대신 전한다. 풀과 꽃, 나무와 책, 음악과 그림, 그리고 소소한 생활 소품 등 스님이 사랑한 것들로 구성한 이 책은 단정하고 단순한 일상에서 피어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를 곱씹게 한다. 난초에 집착하다 깨달음을 얻어 무소유의 가르침을 정립한 일화, 용담에게 말을 건네자 다음날 꽃이 핀 이야기, 산토끼가 한겨울 추위를 피해 방 안으로 들어온 일화, 왕복 80리 산길을 걸어 약을 구해 온 도반 수연 스님과의 우정 등 생생하게 그려진 장면들은 마치 스님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듣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복잡한 세상에서 단순하고 맑게 사는 법을 다시금 배운다. 가톨릭 신자인 저자의 책에 담긴 덕조 스님과 이해인 수녀의 추천사도 인상 깊다. 책의 모든 수익금은 (사)맑고 향기롭게 재단에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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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
▶개미들의 행성(주잔네 포이트지크·올라프 프리체 지음·남기철 옮김, 북스힐)=무리를 이루어 하나의 사회를 구성하고, 그 안에서 계급을 나누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개미는 곤충이긴 하지만 인간과 자주 비교된다. 개미의 사회적 특성이 우리의 그것과 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미는 몸집의 크기부터 이들이 움직이는 이유, 계층에 따른 역할 분담, 공동체에 대한 자세 등이 인간과 확연히 다르다. 독일 행동생태학 교수인 저자는 세계 곳곳을 탐사하며 만난 여러 개미를 통해 우리가 몰랐던 개미의 특성들을 소개한다. 예컨대 여왕개미는 평생 단 한 번 짝짓기를 한 후 나머지 생애를 알을 낳는 데 헌신한다. 문지기 개미는 군체의 보안과 위생을 위해 집 입구를 머리로 틀어막는다. 개미들은 수많은 개체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이는데, 이것이 가능한 것은 이들이 오로지 하나의 목적만을 위해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바로 ‘군체의 생존’이다. 이밖에 버섯 농사를 짓는 개미, 진드기를 사육하는 개미, 노예로 잡혀 왔다가 반란을 일으키는 개미 등 개미에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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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간 |
▶서방의 패배(에마뉘엘 토드 지음·권지현 옮김, 아카넷)=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서방 세계의 구조적 위기를 드러내는 분명한 사례다. 프랑스 인류학자인 저자는 전쟁 이전에 진행해 온 연구를 개전 이후 출간해 전쟁의 향방과 서방의 대응을 예리하게 짚어 주목받았다. 저자는 미국에 대해 서방의 한 구성원이 아니라 서방 위기의 ‘핵심 요인’이라고 제시한다. 오늘의 미국은 국민국가로도, 고전적 제국도 아닌 ‘후기 제국’으로 규정한다. 군사적 기제는 유지되고 있지만, 이를 정당화하고 사회를 통합해 온 문화적·도덕적 중심은 이미 붕괴됐다는 것. 전쟁을 둘러싼 서방의 반응 역시 토론은 사라지고 도덕적 확신만 남았으며, 분석은 신념으로 대체됐다고 일갈한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의 힘을 과시한 사건이 아니라 후기 제국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난 과정으로 해석한다. 저자는 미국의 위기가 곧 서방의 위기로 확장한다고 경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