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재발방지’ 요구에 통일부 “즉시 시행”…北 다시 반응할까

통일부장관 ‘유감표명’에 北입장 밝히자 바로 응답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북한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대북 무인기 침투 사건에 대한 유감 표명을 “비교적 상식적인 행동”으로 평가하며 재발 방지를 요구하자, 통일부는 대책을 마련해 즉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북한이 추가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전날 조선중앙통신에 실린 담화에서 “새해 벽두에 발생한 반공화국 무인기 침입사건에 대하여 한국 통일부 장관 정동영이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시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공화국 영공 침범과 같은 엄중한 주권 침해 사건의 재발을 확실히 방지할 수 있는 담보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지난 10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미사 축사를 통해 “이번에 일어난 무모한 무인기 침투와 관련해 북측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무인기 사건에 대한 정부 고위 당국자의 유감 표명에 대해 북한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그러자 통일부는 바로 움직였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13일 김 부부장의 담화에 유의하고 있다며 “북한이 한반도 긴장 완화와 우발사태 방지를 위한 남북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 정부는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공존을 위해 일관되게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상대방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며, 결코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3대 원칙을 천명해 왔다”고 했다.

윤 대변인은 또 “최근 발생한 무인기 사건은 우리 정부의 이러한 3대 원칙에 반하는 중대 사안으로 정부는 이에 대해 철저하게 진상을 조사하고 있으며,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도 마련해 즉시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긴장을 바라지 않는 마음은 남과 북이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서로 진정성을 가지고 허심탄회하게 소통해 나간다면 지난 정권에서 파괴된 남북 간의 신뢰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영공 침해’, ‘주권 침해’라며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 기조를 재차 드러냈다. 이를 정부가 수용하느냐는 물음에 윤 대변인은 “수용하고 인정할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일단 북한이 그렇게 주장한 것이고 저희는 저희의 입장대로 대응해 나가겠다”며 말을 아꼈다.

정부는 재발방지 조치로 2018년 남북이 체결한 9·19 군사합의에 명시된 비행금지 구역을 선제적으로 되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도 무인기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9·19 군사합의 중 ‘공중에서의 적대행위 중단’을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9·19군사합의에 명시된 대로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되면 무인기도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동부지역에서 15km, 서부지역에서 10km에서 비행이 금지된다.

윤 대변인은 이에 대해 “그런 부분은 조속히 복원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관계기관 간 그런 부분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부부장의 담화가 남북관계에 긍정적 신호라고 해석하기만은 어려워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부부장의 담화가 정 장관의 유감 표명에 대한 유화적 호응이라기보다는 프레임 선점과 경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남북대화의 입구를 열기 위한 차원이 아니라 한국 책임론을 확정하고 재발을 경고하는 일방향적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한국의 사과를 받아내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정세 악화 책임이 한국의 ‘주권 침해’에 있음을 국제사회와 대내외에 선전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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