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실탄 마련하자”…‘큰 손’ 기관 출자사업 확대에 사모펀드 반색

산은·성장금융 등 정책금융부터 공제회까지 출자 나서
올해 ‘유동성 확대’ 전망에 운용사들 펀드레이징 본격화


[챗GPT를 활용해 제작]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지난해까지 자금 모집에 애를 먹었던 사모펀드(PEF) 업계에 모처럼 온기가 돌고 있다. 올해 한국산업은행을 비롯한 대형 기관투자자(LP)들이 잇따라 대규모 출자사업을 예고하면서다. 시장의 유동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 아래 신규 펀드 조성을 준비 중인 운용사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에는 상반기부터 대형 LP들의 자금이 본격적으로 풀릴 예정이다.

특히 PEF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건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국민성장펀드’ 출자사업이다. 산업은행은 오는 3월과 5월, 그리고 7월에 걸쳐 국민성장펀드 관련 위탁운용사(GP) 선정을 진행한다. 세 차례에 걸친 대규모 출자를 통해 시장에 지속적으로 유동성이 공급되는 것으로, 산업은행은 올해 국민성장펀드를 활용해 위축된 투자 심리를 회복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산업은행의 출자사업을 통해 업계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는 7조원대다. 국민성장펀드 운용방안에 따르면 올해 간접투자부문에 쓰일 자금은 ▷정책성펀드(산업지원·집중지원) 5조8500억원 ▷국민참여형펀드 7200억원 ▷초장기기술투자펀드 8800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를 필두로 물꼬가 트이면서 그동안 위축됐던 투자 심리가 반전될 전망”이라며 “대규모 실탄이 공급되면 결과적으로 정체됐던 M&A 시장 전반에 온기가 확산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책금융기관의 행보도 분주하다. 한국성장금융은 오는 23일까지 ‘IBK 성장 M&A펀드(3차)’ 출자사업 위탁사 선정을 위한 제안서를 접수받는다. 블라인드펀드 결성 계획이 있는 2개 운용사에 각 400억원씩을 출자할 예정이다. 아울러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할 운용사도 선정한다. 각사에 최대 100억원씩 위탁해 2개사 이상의 운용사에 총 200억원 상당을 출자한다.

그간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했던 공제회 또한 자금 집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경찰공제회는 약 10년 만에 PE 블라인드펀드 출자사업을 재개했다. 총 3곳의 운용사(GP)를 선정해 각 400억원씩 출자할 예정으로, 복수의 운용사가 지원하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지난해에는 일부 연기금이 국내 PEF 블라인드 출자를 건너뛰거나 일정을 늦추면서 시장이 ‘출자 가뭄’을 겪었다. 다만 올해엔 대형 연기금·공제회의 시장 복귀가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는 한국수출입은행, 군인공제회, 새마을금고 등이 출자 계획을 잡고 있어 시장의 활기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대형 LP 중심의 출자사업 확대는 지난해에 이어 펀딩을 지속하고 있는 운용사는 물론 올해 새롭게 펀드 결성에 나선 하우스들에 결정적인 기회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업계에선 대규모 실탄 확보를 위한 운용사들의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약 7000억원 규모의 3호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착수했으며, 올해 국민성장펀드를 비롯해 연기금과 공제회의 출자사업에 적극 참여해 LP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제네시스프라이빗에쿼티 역시 7000억원 규모의 2호 블라인드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며, 현재 검토 중인 LP들과의 협의를 거쳐 올 상반기 내 결성을 마무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하우스 설립 이후 첫 단독 블라인드펀드 결성에 나섰다. 작년 말부터 마케팅을 본격화하며 3500억원 이상의 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다. E&F프라이빗에쿼티 또한 3000억원 규모의 3호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운용사들은 올해를 펀드 결성과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한 ‘골든타임’으로 보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LP인 국민연금의 복귀는 그 자체만으로도 시장에 강력한 수급 개선 신호를 준다”면서 “기관마다 요구하는 모집 요건과 운용사 전략이 부합하는지를 면밀히 검토해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는 한 출자사업들에 적극적으로 제안서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 펀딩 여건이 눈에 띄게 개선된 만큼 이번 기회에 확실한 실탄을 확보해 위축됐던 M&A 시장에서 선제적인 투자 기회를 포착하는 데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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