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작사령관 이어 해군총장까지 ‘계엄 연루’…구멍난 軍인사

李대통령이 직접 삼정검 수치 수여
현정부서 승진한 대장 7명 중 2명이 ‘징계 대상’으로

강동길 해군참모총장 [해군 제공]

[헤럴드경제=윤호 기자]국방부가 연이어 군 최고 지휘관 계급인 4성 장군을 직무 배제하는 초유의 인사조치를 단행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계엄 관여자에 대해 신상필벌 하겠다는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지만, 인사 검증 과정에서 계엄 관여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방부는 설 연휴 직전 ‘12·3 내란 사건 후속 조치’ 발표를 통해 계엄 관여 의혹이 제기된 강동길 해군참모총장(대장)을 직무 배제한다고 발표했다.

강 총장은 계엄 당시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이었는데, 합참차장이 계엄사령부 구성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하자 자신의 지휘 계통에 있던 합참 계엄과를 통해 계엄사 구성을 도우라고 지시한 정황이 최근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안규백 장관이 지난 12일 직접 ‘헌법존중 정부혁신 TF 활동결과’ 브리핑을 진행하면서 주성운 지상작전사령관(대장)을 직무 배제하고 수사의뢰했다고도 밝혔다.

주 사령관은 비상계엄 당시 1군단장으로, 직속 부하였던 구삼회 당시 육군 2기갑여단장(준장)이 계엄 당일 휴가를 쓰고 정보사령부에서 대기하는 등 계엄 관여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최근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주 사령관이 자료 제출 등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 강제 수사권이 있는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도 했다.

주 사령관과 강 총장은 지난해 9월 현 정부 출범 이후 첫 대장 인사에서 진급해 취임했고,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장군의 상징인 삼정검(三精劍) 수치(綬幟)를 받은 바 있다. 인사 당시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군이 이틀에 걸쳐 두 명의 4성 장군을 직무배제 조치한 것은 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 군에 대장 계급은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육군 지상작전사령관과 제2작전사령관 등 단 7명뿐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작년 9월 인사 당시에는 비상계엄 이후 장기화됐던 다수 부대의 지휘공백을 해소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며 “내밀한 영역까지 인사를 검증하는 데는 장기간 시간이 소요가 되고, 또 폭발적인 인사 수요가 겹친 초기 상황을 고려하면 일정한 제약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징계와 수사 절차가 아직 남았지만, 계엄 연루 정황이 이미 확인된 만큼 해군총장과 육군 지작사령관은 교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해군본부와 육군 지작사는 직무대리 체제로 전환됐다. 해군본부 참모차장, 지작사 부사령관이 각각 직무대리를 맡았다.

이에 따라 지휘 공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일각에선 상명하복이 당연한 군에서 ‘항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군이 인사 조치를 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국방부는 지난 6개월간 120여 명을 투입해 24개 부대·기관 소속 장성과 영관급 장교 등 860여 명을 조사해 계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인원 180여 명을 파악, 이중 114명을 수사 의뢰했거나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수사 대상과 중복 인원을 포함해 48명은 징계 요구, 75명은 경고 및 주의 조치가 이뤄졌다. 현재까지 35명에 대해 파면·해임·강등·정직 등 중징계가 내려졌고, 이 가운데 29명은 항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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