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분 겨우 이 정도라고?” 양 줄이고 값 낮췄다, 식당들 왜 이러나했는데

美식당들, 물가상승·비만치료제 보급 등에 대응
‘미디엄’·‘라이트’ 등 메뉴 출시하고 무게감 줄여


[123RF]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물가상승과 비만치료용 식욕억제 약물의 보급 등을 계기로 미국 음식점들이 음식 1인분 제공량을 줄이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전했다.

가령 치킨 중심 패스트푸드 브랜드 KFC는 미국 내 4000개 매장에서 “양 사이즈에 조정을 가하고 바삭함 정도를 조절 중”이라고 브랜드를 운영하는 ‘염 브랜즈’ 크리스 터너 최고경영자(CEO)가 이달 애널리스트에게 설명했다.

미국 곳곳 매장 200곳을 세운 아시아식 퓨전 체인 ‘피에프창’은 지난해에 메인 코스 음식에 기존 사이즈보다 양이 적은 ‘미디엄’ 옵션을 추가했다.

해산문 전문 체인 앵그리 크랩 쉑은 지난해에 일부 메뉴 양을 줄인 점심 메뉴를 출시하고 가격도 낮췄다.

뉴욕의 고급 이탈리아 식당 투치는 작년에 비만치료제를 투약하는 고객을 겨냥, ‘오젬픽’ 메뉴를 내놓기도 했다. 미트볼 3개를 제공하는 일반 메뉴의 오젬픽 메뉴 버전은 3분의 1보다 조금 더 높은 가격에 미트볼 1개만 두는 식이다.

수프·샐러드·빵을 무제한 제공하는 이탈리아 음식 체인 ‘올리브가든’은 지난달부터 미국 내 900개 매장에서 기존 메뉴 7종의 제공량을 축소해 제공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블랙박스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외식업계는 최근 5개월 연속으로 고객 수와 매출이 줄었다.

아울러 음식점들 입장에서는 소고기 값이 역대 최고치로 치솟는 등 식재료, 에너지, 노동력에 따른 비용이 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식욕을 억제하는 위고비·마운자로·오젬픽·젭바운드 등 GLP-1 유사체 약물을 투약하며 식사시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소비자도 증가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음식점들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음식 양을 줄이면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투자은행 라보뱅크의 소비자 식품 담당 분석가 JP 프로사드는 이런 음식점들의 움직임이 식사 주문 값을 낮춰 고객을 다시 불러오는 데 도움이 되고 비만치료제 문제에 대한 대응으로도 좋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흐름 속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이 은근슬쩍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선 경계를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제품의 값은 그대로 두고 크기나 중량만 줄여 판매하는 전략이다. 이는 패키지 다운사이징(Package Downsizing)으로 불리기도 한다. 소비자가 눈치만 채지 못한다면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누리는 것과 같기에 이는 ‘꼼수’ 방식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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