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자본시장 ‘판’ 흔든다…증권사, 관련 주가 줄상향 [투자360]

자동차·전자·화학 등 산업 전반에 영향
현대차 목표주가 85만원·모비스 75만원
LG디스플레이·삼성전기 등 수혜주 주목

 

현대자동차 로봇 아틀라스 [연합]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AI’(신체를 가진 인공지능)가 국내 자본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자동차, 전자, 배터리, 화학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1일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발간된 피지컬 AI 관련 증권사 리포트는 20여개에 달했다. 개별 종목 분석에서 피지컬 AI 관련 내용이 소개된 경우는 이보다 훨씬 더 많다. 전자, 자동차, 화학 등 분야를 막론하고 피지컬 AI가 핵심 화두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특히 증권사들은 피지컬 AI 시장이 본격 개화할 경우 국내 기업들의 가치가 급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목표 주가를 상향하고 있다.

피지컬 AI의 대표 수혜주로는 현대차가 꼽힌다. 현대차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인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로봇 ‘뉴 아틀라스’를 공개하며 피지컬 AI 시장 전면에 나섰다.

현대차는 오는 2028년 뉴 아틀라스를 양산해 생산 라인에 투입할 예정이며, 이에 따른 생산 원가 하락이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CES 이후 현대차의 목표 주가를 두번 상향, 가장 높은 수치인 85만원을 제시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그룹의 지배 구조를 위해 로봇을 사는 주체가 아닌 로봇의 행동 데이터를 제공하고, AI 모델의 훈련을 검증하는 등 로봇을 생산하는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올해는 피지컬 AI 서비스가 개화하는 시기인 만큼 가시화된 성장성을 놓치지 말고 따라가야한다”고 언급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KB증권은 현대모비스의 목표주가로 75만원, 현대오토에버의 경우 70만원까지 상향 조정했다. 현대모비스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구동장치인 액츄에이터를, 현대오토에버는 로봇 관제 시스템 구축을 담당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 각종 부품을 생산하는 전자 분야에서도 피지컬 AI는 단연 화두다. 대신증권은 최근 LG전자의 목표주가를 16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피지컬 AI 관련 경쟁력이 TV, 전장, 공조 등 사업 전반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스마트폰, TV 등 디스플레이향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포트폴리오가 올해 피지컬 AI 분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OLED는 응답속도가 빠르고 색 재현성이 뛰어나 로봇의 눈, 입 표정 구현에 적합하고, 플렉서블 OLED는 머리·팔 등 곡면 부위 적용이 가능해 디자인 자유도를 높인다”며 “이미 전장용 OLED에서 신뢰성을 확보한 LG디스플레이는 테슬라, 보스턴다이내믹스 등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의 협력사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전기 역시 수혜 기업으로 지목된다. 김연수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는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옵티머스)에도 적층 세라믹 커패시터(MLCC), 카메라, 기판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경쟁 업체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아틀라스)에도 MLCC와 카메라 모듈 등을 공급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는 최대 45만원까지 치솟았다.

피지컬 AI를 구동하기 위한 배터리, 배터리에 쓰이는 전략 광물인 희토류 등을 생산하는 화학기업들도성장이 기대된다. 특히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준비 중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은 관련 시장을 개척할 선두주자로 지목된다.

배터리 소재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은 전고체 배터리용 양극재와 고체 전해질 양산을 고객사와 함께 준비하고 있다. 이 밖에 고려아연, 포스코인터내셔널, LX인터내셔널 등은 희토류 밸류체인 관점에서 향후 수혜 주로 주목된다.

증권가에서는 피지컬 AI가 특정 업체를 넘어 산업 전반에서 핵심 매개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승우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피지컬 AI 산업은 단일한 완성형 기술로 수렴하기보다 기능별로 분화된 발전 경로를 따라 다양한 산업으로 확산되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향후 기술 우위뿐 아니라 사업 모델과 생태계 설계 역량이 핵심 경쟁 요소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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