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골 브레이커’ 교복 잡은 ‘이 학교’ 부모 부담금 ‘0원’, 비결은?

경기 김포 운양중 정장형 교복 전면 폐지
생활복·체육복 등 3중 구조 통합한 결과
교복지원금 40만원 이내서 총 9세트 지급


경기 김포 운양중 새 교복. [운양장]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정부가 새 학기를 앞두고 ‘등골 브레이커’ 꼬리표가 붙은 교복 물가 잡기에 나선 가운데 경기도 한 중학교가 ‘0원’ 교복을 도입해 화제다. 비결은 기존 정장형 교복을 전면 폐지하고 실용적인 활동복으로 바꾼 것이다.

26일 경기 김포시에 있는 운양중에 따르면 학교는 올해 입학하는 신입생부터 기존 정장형 교복을 전면 폐지했다. 대신 활동성과 실용성을 강화한 ‘편한 교복’을 전면 도입하기로 하고 이에 맞춰 학교생활규정을 개정했다.

[경기 김포 운양중]


이 학교의 새로운 교복 체제는 학부모가 별도의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 구조다. 교복지원금인 40만 원 범위 안에서 생활복 형태의 새로운 교복이 지급된다.

기존 재킷·셔츠 중심의 정장형 교복은 학생들의 실제 착용률이 낮고 활동에 제약이 많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해 학교가 직접 디자인한 생활복 형태로 과감히 바꿨다.

신입생은 동복 3벌, 하복 3벌, 후드집업 등 겉옷 3벌 등 총 9세트를 교복지원금 40만원 범위 안에서 지급 받는다. 계절과 성장 속도를 고려해 학년이 올라가며 사이즈를 달리 선택할 수 있다. 신축성 있는 원단을 적용해 장시간 수업과 체육 활동에도 불편함이 적고 잦은 세탁에도 형태가 유지되도록 내구성을 강화했다.

현재 2, 3학년은 기존 교복 체제를 유지하되, 점진적 전환을 검토 중이다.

현행 제도 상 교복비는 지방자치단체나 교육청이 학생 1인당 약 40만원을 지원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브랜드 교복사 정장형 동·하복만으로도 지원금을 웃도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땀과 오염을 고려하면 여벌 셔츠나 하의를 추가로 구매해야 한다. 여기에 생활복과 체육복까지 더하면 교복 관련 비용은 60만원을 훌쩍 넘기 일쑤다.

학부모 부담을 키우는 비싼 교복값은 이재명 대통령도 지적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최근 교복 구입비가 60만원에 육박한다”며 “교복 생산자 협동조합 같은 모델을 만들어 생산 구조를 바꾸면 국내 일자리와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 역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정장 형태의 교복이 반드시 필요한 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운양 중의 변화는 학교 현장의 문제 제기에서 출발했다. 이성자 교장은 “지난해 3월 부임 이후 ‘비싼 돈을 들여 교복을 샀지만 실제로는 체육복이나 생활복만 입는다’는 민원이 반복됐다”며 “중학생은 신체 발달이 빨라 중간에 교육을 다시 구매해야 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학교는 가격 거품의 원인으로 지목돼 온 정장형 교복 체제를 정리해 정장·체육복·생활복으로 나뉜 3중 구조를 하나로 통합했다. 또 학교가 직접 디자인과 원단, 세부 사양을 표준화 한 샘플을 제시해 경쟁 입찰이 가능하도록 해 특정 브랜드 중심의 독과점을 피했다. 그 결과 다수 업체가 참여해 단가를 크게 낮출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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