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커기 등 1970년대 감성 현대적 해석
최고 출력 541마력으로 거침 없는 고속 주행
급커브에도 안정적…안전 더한 스포츠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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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르쉐 911 스피릿 70. 권제인 기자 |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차 문을 여는 순간 체커기 패턴이 운전자를 맞이한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두터 배기음이 고막을 때리고, 금방이라도 달려 나갈 것 같은 ‘으르렁거림’에 심장이 두근거린다.
지난 24일 ‘포르쉐 911 스피릿 70’을 타고 서울과 남양주 등 수도권 일대 약 80㎞ 구간을 달렸다. 911 스피릿 70은 재치 있는 디자인과 포르쉐 특유의 주행 성능을 결합해 운전의 전 과정을 즐거운 경험으로 바꿔놓았다.
911 스피릿 70은 포르쉐 헤리티지 디자인 전략의 일환으로 제작된 세 번째 모델이다. 1970년대와 80년대 초반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레트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완성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부분은 ‘올리브 네오’ 컬러다. 초록과 노랑의 경계에 선 독특한 색감이 클래식한 분위기를 강조한다. 보닛에는 실크 글로스 블랙 스트라이프 세 줄과 ‘911’ 레터링이 더해져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낸다. 개구리 같은 인상을 만드는 둥근 헤드라이트와 낮게 깔린 차체 실루엣은 올리브 네오 컬러와 어우러져 경쾌하면서도 무게감을 잃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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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샤 패브릭 패턴이 적용된 포르쉐 911 스피릿 70의 트렁크. 권제인 기자 |
실내는 올리브 네오와 블랙 컬러가 조화를 이룬 체커기 패턴이 중심을 이룬다. ‘파샤’ 패브릭 패턴은 1970~80년대 포르쉐 모델에 적용됐던 체커보드 스타일 그래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다. 시트와 대시보드 트림, 글러브 박스 내부 등 곳곳에 적용돼 헤리티지 감성을 강조한다.
포르쉐다운 주행 경험은 시동을 켜자마자 느낄 수 있었다. 시동 버튼을 누르자 거친 사운드가 들리며 질주 본능을 일으켰다. 초기 발진 가속은 의외로 묵직해 시내 주행에서도 부담스럽지 않다.
그러나 가속 페달을 깊게 밟는 순간, 전기모터와 엔진이 결합된 시스템이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차체를 힘 있게 밀어낸다. 순간적으로 튀어 나가기보다는 두터운 토크가 매끄럽게 이어지며 속도를 끌어올린다. 오르막길에서도 평지를 달리듯 치고 나가 앞서가던 차들과 가까워진 일들도 자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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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르쉐 911 스피릿 70. [포르쉐 코리아 제공] |
고속 영역에서는 성격이 달라진다. 추월 가속 상황에서 페달을 밟자 배기음은 한층 날카로워지고, 차는 지체 없이 앞으로 치고 나간다. 전동화 시스템이 더해졌지만 911 특유의 직관적인 가속 감각은 그대로다.
911 스피릿 70은 현행 911 카레라 GTS 카브리올레를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고전압 배터리와 일렉트릭 터보차저, 전기모터가 결합된 새로운 PDK 변속기, 새롭게 개발된 3.6리터 박서 엔진이 탑재됐다. 최고 시스템 출력은 541마력(PS), 최대토크는 62.2㎏·m에 달한다. 전통적인 수평대향 엔진 감각에 전동화 기술의 즉각적인 응답성이 더해졌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인 제로백은 단 3.1초다.
코너 구간에서는 911의 진가가 드러난다. 낮은 무게중심과 단단한 차체 밸런스 덕분에 스티어링 휠을 돌린 만큼 정확하게 궤적을 그린다. 급격한 코너에서도 차체 쏠림이 느껴지지 았고, 안정적인 접지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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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샤 패브릭 패턴이 적용된 포르쉐 911 스피릿 70의 스티어링 휠. 권제인 기자 |
스티어링 휠 하단에는 드라이브 모드 다이얼 배치됐다. ▷웨트(Wet) ▷노멀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등 네 가지 모드를 지원한다. 상황에 따라 성격을 명확히 달리한다.
일상 주행에서의 안전 보조 기능도 확인했다. 앞차와의 거리가 급격히 좁혀지자 자동으로 제동을 작동시켜 충돌을 방지했다. 고성능 스포츠카이지만 일상 영역에서의 활용성도 고려했다는 인상을 준다. 911 스피릿 70은 일상에서 스포츠카의 감성을 자유자재로 느끼고 싶은 이에게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911 스피릿 70은 전 세계 1500대 한정 생산되는 컨버터블 모델이다. 판매 가격은 부가세를 포함해 3억2600만원부터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