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창업지원금 받아 마약을 길렀다…지하벙커에는 대마가 자라고 있었다 [세상&]

마약합수본 출범 100일 성과 발표
마약 공급사범 124명 입건·56명 구속
7급 공무원이 ‘드라퍼’ 활동하다 적발되기도
2030 마약범죄 확산…10년 전보다 3배 이상↑


지하벙커 대마 재배지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 제공]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지난해 말 꾸려진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봉현)가 출범 후 100일 동안 검찰과 경찰, 관세청 등 8개 기관 합동 수사를 통해 마약 밀수·유통·재배 등 공급사범 124명을 입건하고 56명을 구속했다.

합수본은 4일 “출범 이후 100일간 마약 밀수·유통·재배 등 중대 공급사범에 대한 강도 높은 합동수사를 통해 124명을 입건하고 5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마약 밀수·재배사범 29명 입건·20명 구속 ▷마약 판매사범 23명 입건·12명 구속 ▷마약 유통사범 27명 입건·10명 구속 등이다. 마약 유통사범 중 구치소 내에서 마약을 유통한 혐의를 받는 재소자 4명은 지난 1월 27일 불구속 기소(기 수용중)됐다.

합수본이 공개한 주요 수사사례에 따르면 합수본은 베트남 마약 밀수조직 3개를 적발해 밀수사범 15명을 구속했다. 또한 필로폰 약 4.5kg, 케타민 약 4.6kg, 엑스터시 2378정을 압수해 국내 유통을 사전 차단했다. 합수본에 따르면 합계 약 16만명 투약분, 시가 32억원 상당이다.

농업을 빙자해 정부 지원금을 이용해 대마를 재배하고 유통하다 적발된 2명 중 1명도 구속됐다. 합수본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정부로부터 스마트팜 창업지원금, 전기세 할인 등을 지원받아 비닐하우스 밑에 지하벙커를 만들어 스마트 농업 기기를설치하고 대마 134주를 재배해 유통했다.

검찰과 경찰의 수사정보 공유 및 폐쇄회로(CC)TV 분석 등 현장수사로 마약 유통조직 2개도 적발됐다. 이 조직에서는 수도권 시청에서 근무하는 7급 공무원이 이른바 ‘드라퍼’(유통책)로 활동하다가 적발돼 구속되기도 했다. 합수본은 “최말단 드라퍼로부터 최상위 드라퍼 뿐 아니라 밀수사범까지 포함된 단일 유통조직을 일망타진하는 등 12명 입건, 그 중 10명 구속했다”며 “돈을 벌기 위해 시청 7급 공무원까지 유통에 가담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합수본은 최근 10~30대 마약사범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합수본은 “최근 마약범죄가 비대면·온라인 방식으로 변화하고, 판매자도 온라인을 통해 쉽게 구인 및 교체 가능한 ‘드라퍼’를 도구로 활용하며 익명의 점조직 형태로 마약을 유통하여 온라인에 익숙한 10~30대로 마약범죄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추세에 있어 범정부적인 총력 대응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합수본이 인용한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20~30대 마약사범은 1만3899명을 기록했다. 10년 전인 2015년(4183명)보다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전체 마약사범 중 이들 연령대가 차지하는 비율도 2015년 35.1%에서 2025년 59.4%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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