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O 강자’ 삼성바이오로직스-‘신약 강자’ 릴리, 손잡았다…송도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허브로

릴리 바이오벤처 인큐베이팅 플랫폼 ‘LGL’ 韓 상륙
삼성바이오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C랩 아웃사이드’에 입주
유망 바이오텍 선발부터 투자·생산까지 ‘원스톱’ 지원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일라이릴리와 손잡고 국내 바이오텍 육성에 나선다. 글로벌 빅파마의 전문적인 바이오텍 육성 프로그램이 국내 기업과 협력해 한국에 상륙하는 첫 사례로, K-바이오 생태계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끌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위탁개발생산(CDMO) 강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프라와 글로벌 빅파마의 노하우가 결합해 국내 유망 바이오텍들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할 기회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릴리와 국내 유망 바이오텍 육성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양사는 릴리가 2019년 출범시킨 우수 바이오텍 선발·육성 프로그램인 ‘릴리게이트웨이랩스(Lilly Gateway Labs·LGL)’의 신규 거점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바이오캠퍼스 내에 조성하기로 했다. 이는 LGL이 중국에 이어 미국 외 지역에 설립하는 두 번째 거점이라는 점에서 한국 바이오 산업의 위상을 입증한 성과로 풀이된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CDMO)’ 역량과 릴리의 ‘신약 개발(R&D)’ 노하우가 한곳에서 만난다는 점이다. 송도 C랩 아웃사이드에 입주한 바이오텍이 LGL의 멘토링을 받아 후보물질을 발굴하면, 릴리가 이를 검증해 투자한다. 향후 개발 단계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라인을 통해 제품화되는 ‘원스톱’ 모델이 탄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국내 벤처들이 겪어온 ‘연구 따로, 생산 따로’의 고질적 단절을 해소하고 글로벌 상업화까지 직행할 수 있는 ‘바이오 고속도로’를 뚫는 격이다.

업계는 릴리가 중국에 이어 한국을 택한 배경에 주목한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진 중국과 달리,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대형 병원 인프라와 빠른 임상 속도, 우수한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LGL 측 역시 한국 바이오 시장의 성장성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스타트업 육성 노하우를 높이 평가해 이번 협력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LGL 거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27년 7월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C랩 아웃사이드(C-Lab Outside)’에 자리를 잡는다. 지상 5층, 연면적 1만2000㎡(약 3500평) 규모의 이 시설에서 양사는 30개 유망 바이오텍의 선발부터 육성까지 전 과정을 공동 운영한다. 2018년 삼성전자에서 시작된 ‘C랩 아웃사이드’가 전자와 금융을 넘어 바이오 분야까지 확장되며 삼성의 통합 상생 모델로 거듭나는 셈이다.

LGL은 입주사에 연구개발 협력, 전문가 멘토링, 직접 투자 및 외부 투자 유치 지원 등 전방위적 솔루션을 제공한다. 실제 LGL 창설 이후 입주사들이 유치한 총투자액은 30억달러(약 4조4121억원)를 상회하며, 50개 이상의 신약 개발 프로그램이 가속화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번에 한국 거점을 마련하면서 국내 바이오텍들이 릴리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직접 연결될 기회도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글로벌 빅파마의 우수한 오픈 이노베이션 역량을 국내 유망 바이오텍에 이식해 성장의 밑거름을 제공하겠다”며 “유기적인 상생 협력 모델을 확산해 K-바이오의 지속 가능한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줄리 길모어 LGL 대표 역시 “한국은 우수한 과학 인재를 보유한 혁신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며 “LGL 신규 거점이 스타트업에 필요한 전문성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허브이자 바이오테크 혁신 생태계 강화의 발판이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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