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명문대인데 온통 백인들’ BTS ‘아리랑’ 화이트워싱 논란

아리랑 티저 애니 속 백인 미화 논란
美 흑인 명문 하워드大도 유감 표명
“좋은 의도라도 역사적 정확성 필요”


방탄소년단 ‘아리랑’ 티저 영상. [유튜브 ‘방탄TV’]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년 9개월 만에 선보인 새 앨범 ‘아리랑’의 홍보 영상이 미국 현지에서 ‘화이트워싱(Whitewashing)’ 논란에 직면했다.

화이트워싱이란 대중문화에서 유색 인종 캐릭터를 백인이 맡거나, 특정 사건을 왜곡해 순화시키는 행위다.

방탄소년단 ‘아리랑’ 티저 영상. [유튜브 ‘방탄TV’]


지난 13일 방탄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BTS의 신보 ‘아리랑’ 티저 영상은 BTS가 오래된 축음기를 틀자 아리랑 노래가 흘러나오고 그 순간 7명이 1896년 미국 워싱턴 D.C 하워드 대학으로 시간 이동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는 1896년 조선 청년 7명이 하워드대 최초로 한국 전통음악을 녹음했다는 역사적 사실에 영감받아 제작됐다. 해당 영상은 공개 이후 24일 기준 조회수 570만 회를 돌파하고 인기 급상승 동영상 상위에 오르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논란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이 영상에서 하워드 대학 교정에서 7명이 아리랑을 부르는 부분에서 터져나왔다. 청중 속에 흑인이 나오긴 했지만 뒷줄에 2명 뿐이고 나머진 전부 백인이었다.

하워드대는 1867년 설립된 대표적인 ‘흑인 명문 대학(HBCU)’으로, 역사적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학생이 다수를 이루며 흑인 교육의 성지로 알려져 있다.

영상을 본 흑인 아미 일부는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미국 경제매체 블랙 엔터프라이즈 보도에 따르면 흑인 K팝 팬들과 HBCU 커뮤니티에선 해당 영상의 인종적 표현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등에서도 BTS가 하워드대를 백인 중심으로 미화(화이트워싱)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워드대학교 측도 자체 뉴스 플랫폼을 통해 유감을 표했다. 대학 측은 “영상 속 모인 사람들 대부분이 흑인이 아닌 것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이는 흑인 학생 비율이 압도적인 하워드대의 역사적 배경과 상반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아무리 좋은 의도라 할지라도 문화적 감수성과 역사적 정확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방탄소년단측은 영상 설명란을 통해 “현대적 상상력에 기반해 재구성된 창작물로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리랑이 미국 내 소수민족인 한인의 문화 역사를 차용하면서도 흑인의 문화유산은 가볍게 무시했다는 점에서 모순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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