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하반기 美증시 상장 추진

美SEC에 ADR 신청서 비공개 제출
10조~15조원 규모 자금 확보 전망
공모방식·일정 세부사항 추후 결정



SK하이닉스가 하반기 미국 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AI(인공지능) 반도체 경쟁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글로벌 자금을 용이하게 조달하기 위한 차원이다. 상장이 정상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SK하이닉스의 기술 경쟁력이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관련기사 10면

25일 SK하이닉스는 미국주식예탁증서(ADR·American Depositary Receipt) 상장을 위한 공모 등록신청서(Form F-1)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24일 비공개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신주 발행으로 10~15조원 규모의 달러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공개 제출은 기업이 상장 절차를 진행하면서 초기 단계에서 투자자 반응과 시장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활용하는 방식이다. 공모 등록신청서(Form F-1)에는 기업의 재무 상태, 투자 계획, 사업 위험 요소 등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으나 현재 상장 공모의 규모, 방식, 일정 등 세부사항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최종 상장 여부는 SEC의 등록신청서 검토, 시장 상황, 수요예측 및 기타 제반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ADR은 외국 기업이 미국 증시에서 자사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발행하는 증권으로, 글로벌 투자자 접근성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이번 상장을 통해 해외 자금 조달 기반을 넓히고 글로벌 투자자 저변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6개월 이내에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주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GTC 2026에서 “SK하이닉스의 ADR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며 “한국 주주뿐만 아니라 미국·글로벌 주주들에 노출될 수 있어 더 글로벌한 회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세계적인 메모리 칩 부족 현상이 2030년까지 4∼5년 더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반도체 수요 급증에 대비한 선제 투자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는 “공급 부족 문제는 웨이퍼 부족에서 비롯되는데 더 많은 웨이퍼를 확보하려면 최소 4∼5년이 걸린다”며 “2030년까지 (업계 전반의) 공급 부족이 20%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격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SK하이닉스 (곽노정) 최고경영자(CEO)가 D램 가격 안정화를 위해 새로운 계획을 곧 발표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조 시설이나 생산 능력을 미국으로 옮길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한국 생산 시설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어디를 가도 마찬가지이고 한국 외 지역에 생산 능력을 구축하더라도 똑같이 시간이 걸린다”며 “한국은 이미 기반이 잡혀 있어서 훨씬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그래서 우리는 한국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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